알면보약]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이야기
알면보약]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이야기
  • 코리아일보
  • 승인 2019.01.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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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돼지고기의 오해와 진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이야기 (돼지·돼지고기의 오해와 진실)

2019년은 12지의 마지막 열두 번째 동물인 돼지의 해 기해년(己亥年)입니다. 돼지는 신화나 민속신앙에서 재산이나 복을 부르는 동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삼국시대 이전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제수로 사용됐습니다. 요즘도 개업식에서 돼지머리를 상 위에 올려놓고 절을 하는 것은 이런 풍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돼지는 “많이 먹는다, 더럽고 멍청하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살이 찐다”등 돼지나 돼지고기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들이 통용되고 있어 짚어보고자 합니다. 2017년 돼지 생산액은 7조 3천억으로 농업 생산액 중 1위(2위 쌀)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축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돼지가 2019년 돼지해를 맞아 소비자나 농업인으로부터 더욱 사랑 받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양돈과 민예진 041-580-3444

▶돼지는 눈앞에 보이는 음식을 다 먹는다?

  • 사람들은 대개 잡식성인 돼지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계속 먹을 거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양만 섭취하고 그 이상은 먹지 않습니다.
  • 대부분의 양돈농가는 사료를 제한 없이 맘껏 먹을 수 있도록 주지만, 돼지는 스스로 알아서 적정량만 먹습니다.

▶돼지는 더러운 동물이다?

  • 돼지가 자기의 배설물을 잔뜩 묻히고 있어 더럽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돼지는 ‘더러운 줄 모른다’, ‘돼지같이 먹고 소같이 일한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등 돼지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속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만 충분히 확보해 준다면 돼지는 잠자리와 배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나름 깔끔한 동물입니다. 사실 이런 돼지의 지저분하다는 편견도 돼지의 생활습성과 생태를 이해하지 못한 인간이 잘못 만든 사육환경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돼지는 멍청한 동물이다?

  • 돼지를 ‘멍청한 동물’로 여기는 사람도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돼지의 지능은 개(IQ 60)보다 높은 IQ 75∼85 정도로, 3∼4세 아이의 지능과 비슷합니다. 훈련만 한다면 반려견과 비슷하게 몇 가지 동작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또한, 돼지는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돼지 후각수용체 유전자 수는 1,301개로, 개(1,094개)보다 오히려 많습니다. 이 발달된 후각을 이용해 값비싼 송로버섯을 스스로 찾아내는 똑똑한 돼지도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바싹 익혀 먹어야 한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생충 때문에 돼지고기를 바싹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갈고리촌충(유구조충)의 유충은 77도(℃) 이상이면 죽고, 1990년 이후로는 돼지고기에서 기생충이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기생충 걱정 때문이라면 돼지고기를 너무 바싹 익혀 먹지 않아도 됩니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살만 찐다?

  • 많은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으면 살만 찐다는 식으로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돼지고기 하면 삼겹살부터 떠올립니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부위별 지방 함량과 열량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돼지고기 중에는 지방 함량이나 열량이 낮은 부위도 많습니다. 안심 100g은 114kcal 정도로 삼겹살(100g당 373kcal)의 3분의 1수준이며, 삼겹살 다음으로 많이 먹는 목살의 열량은 100g에 214kcal 입니다.
  • 돼지고기는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음식입니다. 돼지고기에는 9가지의 필수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함유돼 있으며(생삼겹살 기준 100g당 5877mg),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이 함유돼 콜레스테롤 억제에 도움이 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장기 어린이, 노인의 허약을 예방하며, 수은중독과 중금속의 독을 치료하는 효능도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돼지 요리들

  • 우리나라 사람들의 돼지고기 사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인당 연간 약 50kg 정도의 고기를 먹는데, 그중 절반이 돼지고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고기가 버릴 것 없고 저렴하여 다양한 요리로 개발되어 먹고 있습니다.
    • 소주 한잔과 더불어 서민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삼겹살의 가치는 숫자로 설명할 수조차 없습니다.
    • 돼지는 구이부터 볶음, 찌개, 찜, 탕까지 모든 요리법으로 이용하는데 특히 삼겹살, 목살은 대표적인 구이 부위이며, 제육볶음과 김치찌개, 돼지국밥과 감자탕 등 다양한 요리법으로 한식을 구성합니다.
    • 돼지는 머리와 발, 내장까지도 요리로 이용되는데, 머리로 만든 편육과 곱창, 막창구이, 순대, 오소리감투와 족발 등이 인기가 있으며, 돼지 껍데기는 콜라겐을 많이 함유하여 웰빙식품으로 재탄생되어 인기식품입니다.
    • 어린 돼지로 만든 연저육찜, 고종이 즐기던 된장 양념의 맥적, 돼지 태아를 쪄서 만든 애저탕 등은 고급스러운 돼지 요리들입니다.

    보쌈보쌈

    오소리감투오소리감투

    돼지국밥돼지국밥

    연저육찜연저육찜

  • 돼지고기는 이슬람 문화권을 제외한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먹는 식품으로 나라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요리가 존재합니다.
    •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운 음식을 즐기는 일본의 ‘쇼가야키’라는 가정식 돼지 요리는 담백하고 향긋한 맛이 일품입니다.
    • 중국에는 돼지를 재료로 한 요리가 100여 개에 이르며, 그 중 ‘어향육사(魚香肉絲)’와 ‘동파육(東坡肉)’ 등이 대표적입니다.

      중국요리에서 ‘육(肉)’은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을 가리킴

    • 꼬챙이에 꿰거나 석쇠에서 구워 달콤한 소스를 발라 먹는 미국의 ‘바비큐’는 세계로 널리 퍼져 돼지요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소금에 절여 건조한 돼지 다리 햄인 ‘하몽’은 스페인의 대표 요리로 현재 최상급‘하몽 이베리코’는 1kg당 17만원까지도 판매됩니다.

▶돼지의 일생

  • 양돈 산업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젖 먹는 기간이 지나면 어미와 떨어져 생후 180일까지 사육된 후 시장에 출하됩니다.
  • 돼지 사육 단계는 28일간의 젖 먹는 기간, 이후 생후 60일까지의 이유식 먹는 기간, 성장·출하되는 기간으로 구분합니다.
    돼지의 사육 단계
    구분 체중(kg) 생 후 일수(일) 전문 용어
    젖 먹는 기간 1~7 0~28 포유자돈(哺乳仔豚)
    이유식 먹는 기간 7~25 28~60 이유자돈(離乳仔豚)
    커가는 기간 25~50 60~120 육성돈(育成豚)
    살찌는 기간 50~120 120~180 비육돈(肥育豚)

    커가는 기간(육성돈)과 살찌는 기간(비육돈)은 체중에 근거하여 편의상 구분

▶전 세계적으로 양돈 산업에서는 주로 랜드레이스, 요크셔, 듀록을 교잡한 돼지를 사육하고 있습니다.

  • 돼지의 품종은 세계적으로 버크셔, 햄프셔, 메이샨, 피어트레인 등 100여 종이 있으며, 약 30여 품종이 상업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우리가 먹는 돼지고기는 먼저 랜드레이스와 요크셔를 교잡한 어미돼지와 듀록을 아비돼지로 하여 생산된 돼지를 말합니다.

    랜드레이스 (Landrace)랜드레이스 (Landrace)

    요크셔 (Yorkshire)요크셔 (Yorkshire)

    듀록 (Duroc)듀록 (Duroc)

    랜드레이스와 요크셔는 새끼를 많이 낳고 잘 기르며, 듀록은 고기의 맛과 지방 침착도(마블링)가 우수

▶올해는 왜 ‘황금돼지 해’인가 ?

  • 돼지는 12띠 동물 중에서 가장 끝에 있습니다. 12간지 중‘해(亥)’는 돼지를 뜻하는 것으로, 시각으로 보면 오후 9시에서 11시 사이, 방향은 북북서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왜 올해를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는 것일까? 명리학에 따르면 띠 앞에 붙는 색깔에도 규칙이 있습니다. 한 해의 색깔은 10간(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여기서 ‘기’(己)는 누런색인 ‘황’(黃)을 상징하고 ‘해’(亥)는 돼지를 일컫는 말입니다. ‘누런 돼지’를 ‘황금돼지’로 풀이한 것은, 새해를 맞이하며 보다 풍요로운 삶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입니다.
  • 정해년인 2007년에도 일각에서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의 해’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일부에서는 “정해(丁亥)년은 뜨거운 불을 뜻하기 때문에 누런색보다 오히려 붉은색에 가깝다”며 “밝다는 의미가 ‘황금’으로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옛 문헌에는 ‘황금돼지 해’를 별도로 기록한 대목이 없습니다.‘황금돼지’는 우리 마음에 있는 셈입니다.

▶왜 돼지는 재물과 복의 상징인가 ?

  • 돼지는 한꺼번에 많은 새끼를 낳는 습성 때문에 다산과 풍년을 상징합니다. “우리 민족은 돼지를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왔다”며 “꿈에 남의 돼지를 끌고 와도 재물이 들어온다고 믿었는가 하면, 돼지를 끌어안으면 명예가 상승하는 길조로 여겼다”고 믿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발소에 많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돼지 그림이 유난히 많았던 것도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였습니다. 돼지 새끼가 확 불어나듯이 재물이 빨리 불어나기를 기원한 것입니다. 또 정월 첫 돼지날(亥日)에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고 믿어왔습니다.

▶돼지는 언제부터 ‘돼지’라 불렸을까 ?

  • 그 어원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돼지 울음소리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옛날에는 돼지 울음소리를 ‘도도’, ‘돌돌’, ‘똘똘’등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고구려시대에는‘도시’, 고려시대에는 ‘돗’, 조선시대에는‘돋’ 또는 ‘돝’이라고 했습니다.“멧돝 잡으려다 집돝 잃는다”는 속담처럼 본래 ‘돝(猪)’이 ‘돼지’를 이르는 말이었고,‘돼지’는 ‘돝의 새끼’(돋-아지)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돼지’가 ‘돝’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습니다. 경남 창원에는 섬의 형태가 누운 돼지와 같다는 ‘돝섬’이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돼지 울음소리 표현

돼지의 사육 단계
한국 꿀꿀 스페인, 영국 oink-oink
일본 bu~ bu~ 프랑스 groin-groin
중국 hulu hulu 헝가리 rof-rof-rof
태국 ood-ood 알바니아 hunk-hunk

♥돼지고기의 부위별 특성 및 사용 용도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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