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실수를 끌어안는 IDAM 커뮤니티

                                                                                         김봉길시인

돈을 보관할 때, 기존 중앙집중형 컴퓨터시스템에서는 모두는 은행에서 관리한다. 물론 은행을 이용할 때마다 많은 이자와 수수료를 매번 지급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개인분산형 컴퓨터시스템인 블록체인 시대에서는 개인이 스스로 은행이 되어 자기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 이제 시작되는 개인 은행시대라 할 수 있다. 참 부끄럽게도 실수를 먼저 저질렀으니 이를 어쩔 것인가?

개인은행시대란 말을 잊기라도 한 듯, 최근, 큰 금융 사고가 발생했었다. 바로 My Ether Wallet(MEW)의 비밀 번호가 담긴 파일을 삭제했던 것! 그 파일은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핸드폰으로 찍고, 찍은 것 중 몇개 단어만 확인만 하고 바로 지운 것. 그러나, 이것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그냥 며칠 지냈다.

이 사고가 수면에 떠오른 것은 이스라엘 기업 Hexa Group에서 만든 암호화폐 Orbs를 Staking하면서였다. 순간적인 착오인지, MEW Connect 사용법 미숙인지 몰랐지만, 아무튼 비밀번호가 들어가지 않았던 것. 그대신 대기 시간만 줄어드는 상태로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노트북에 뜬 QR코드를 찍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저녁에 아내와 이 상황에 대해 상의했다. 그러자, 평소 해결사로 자만했던 나는 MEW Connect 앱 자체를 삭제하고, 같은 앱을 다시 깔아 사용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비밀번호 파일을 일회용으로 착각하고 핸드폰에서 그 즉시 삭제한 것을 알자, 몹시 당황하고는 이런저런 복구 프로그램으로 복원을 시도했다.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실천하는 일은 서로 다른 것이다.’ 라는 문구가 떠올리면서 말이다.

가족이 모았던 초대형 블록체인 플랫폼의 암호화폐 Orbs가 모두 사라진 것을 느낀 순간, 가족 모두 비상이 걸렸다. 이런 저런 해결 방법을 알아봤지만, 결론은 개인 실수로 인한 것이기에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것. 다만, 핸드폰에 삭제된 파일이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만 남았을 뿐. 다음날 일찍, 큰 딸이 수소문한 파일복구 전문기업체 H사를 찾아 우루루 몰려갔다.

전문가의 말로 2시간이면 될 것이고, 찾을 확률은 50%라고 했다. 그 근처 커피숍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어찌나 더디가던지! 그런데, 아쁠사, 다시 H사로부터 온 소식은 몇 시간 더 걸린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기다리는 시간은 지옥 문턱을 오락가락하는 기분이었다.

당일 예정된 우리 IDAM 교육을 포기하고 갈까 기다릴까 하는 갈등이 계속되었다. 결국, 나 혼자 남아 기다리기로 하고, 아내는 발길을 판교로 향했다. 미리 소식을 들었던 IDAM 직급자가 위로의 말을 던졌겠지만, 아내의 귀에 들어올리 만무. 몸과 마음을 모두 나로부터 “OK, 찾았다!”라는 소식만 기다리고 있었을 것. 마음 한켠을 비우고 4차산업과 블록체인 강좌를 경청했던 것.

밤 11시, 교육을 끝내고 집으로 왔으나, 결국 사라진 파일 찾기는 다음날까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밖에 할 수 없었다. 밤 자정이 되기까지 가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향후 대책을 궁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하,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런데, 그 늦은 시간에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 것이었다. 깜짝 놀라 전화를 받으니, IDAM 회원 중 Manager로부터 온 전화였다. 내용인즉, 비밀번호 파일 분실 과정과 Orbs 측에 의뢰한 Staking 수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실수로 생긴 상황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자정이 될 무렵 다시 Manager의 전화가 왔다. IDAM 측 지휘부에서 ‘분실한 우리 가족의 암호화폐 Orbs 일부’를 보상할 계획이 준비된다는 소식이었다

다른 생각은 안 떠오르고, 다만 ‘고맙다’ 라는 문구만 계속 입에서 맴돌았다. 아내가 간신히 전화를 끊는 것을 보며, 깊은 감동의 영화를 100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하,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회원을 위해 노력하는 IDAM이라니!’

다음 날, H사로 비밀번호 파일을 복구하러 갔다. 비밀번호 파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듣고, 1시간 넘게 파일을 찾았다. 찾을 파일을 들고 집으로 오는 길은 얼마나 가벼웠던지! 복원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비밀번호 파일 내역을 입력하고 나니, 사라졌던 MEW Connect의 우리 Orbs 숫자가 다시 돌아왔다. 이 사실을 IDAM 커뮤니티 가족에게 알릴 때의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려 한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으면, 적정한 상태로 계획을 수정한다. 이렇듯, 수시로 변경되는 계획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가 곧 행복의 기준이라 하겠다. 문제는 그 계획에 갑자기 큰 변수가 생기는 경우다. 이러한 일도 대부분 자신 실수에서 생겨나는 것이 대다수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동안 실수를 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어떨 땐, 그것을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또한 그냥 지나친 적이 많았다. 그러나,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의 실수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함께 고민하려 한다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는 것을 다시 경험하고 나니, 이 사회는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랬다. 서로 서로를 가족과 같은 생각으로 대한다면, 세상은 행복이라는 단어로만 길이며 집이 만들어질 것임을 확신한다. 이 확신의 2019년 봄 며칠 상간은 참 행복하다. 아마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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