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국가검정 통과 위해 자료조작…불량품 몰래 폐기, 정상만 신고
메디톡스, 국가검정 통과 위해 자료조작…불량품 몰래 폐기, 정상만 신고
  • 코리아일보
  • 승인 2019.05.20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툴리눔톡신 1위 제약사의 제품이 과거 시판을 위한 생산시설 출고 허가단계에서 불량품을 정상제품으로 바뀌치기 한 정황이 드러나
지난 2006년 메디톡스 한 직원이 내부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 뉴스1

(서울=뉴스1) 주름 개선을 위해 널리 사용하는 보툴리눔톡신 1위 제약사의 제품이 과거 시판을 위한 생산시설 출고 허가단계에서 불량품을 정상제품으로 바뀌치기 한 정황이 드러났다.

불량률이 높으면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단계를 통과할 수 없고 판매도 어렵다. 이런 제품은 안면에 주사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선 병원에서 많은 환자에게 시술되는 이 제품이 해당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났던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제조과정의 안전성을 재검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뉴스1>이 메디톡스 전 직원 A씨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1위 제약사 메디톡스가 불량 제품의 제조번호를 이후 생산된 정상 제품으로 바꿔치기하고, 이를 통해 불량품 규모를 고의적으로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 회사는 해당 제품들의 국가검정을 앞두고 있었다. 새로 개발한 원료물질을 상업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길목에서 이 내용은 대표이사에게 보고된 정황도 드러났다.

보툴리눔톡신은 주름 개선을 위한 독소균주 성분으로 '메디톡신'이 이 성분을 담은 메디톡스의 대표 제품이다. '메디톡신'은 지난 2006년 3월16일 식약처의 시판허가를 받고 7월 국가검정을 앞두고 있었다.

이 시기에 불량제품 바꿔치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6월11일 메디톡스의 한 직원은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로 추정되는 영어 이니셜 'HH JUNG' 등의 수신인에게 '최근 생산에 대한 부서장 회의 결과'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 직원은 이메일을 통해 "최근 생산된 배치에 대해 부서장 회의시 협의된 내용을 공유한다"며 "성상 불량률이 높은 배치를 전량 폐기했고 제조/시험 기록 정상화와 국검 일정을 위해 배치 번호를 재조정한다"고 보고했다.

배치는 생물학적제제가 한 번에 생산된 단위다. 이를테면 생산시설 1만5000리터(l)를 가동했을 때 1킬로그램(kg) 규모의 성분이 생산되는데 이러한 한묶음 단위를 배치로 일컫는다. 국검은 '국가검정'의 줄임말로 약사법상 국검을 받아 합격한 의약품이 아니면 판매가 안 된다. 백신이나 보툴리눔톡신제제 등 생물학적제제 5개 의약품목 정도만 국검을 따로 받는다.

특히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국가출하 승인을 받지 않은 국가출하승인의약품을 판매한 경우엔 단 1회 위반이라도 해당품목 허가취소가 가능할 정도로 국검은 이러한 의약품 판매에 매우 중요한 절차가 된다.

메디톡신 직원의 이메일 내용에 비춰보면 국검을 통과하기 위해 폐기된 '불량 보툴리눔톡신 균주' 배치의 기존 제조번호를 그대로 살려 '정상 균주'의 제조번호로 사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경우 약사법 위반이 된다.

불량품이 많이 생산될 경우 제조상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국검을 통과하기 어려워 진다.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6년 6월 15~29일 제조됐던 제조번호 'NNX 0614' 'NNX 0615' 'NNX 0617' 'NNX 0618'인 보툴리눔톡신 균주는 모두 폐기됐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1~11일 제조됐던 제조번호 'NNX 0619'와 'NNX 0620' 'NNX 0621' 'NNX 0622'인 정상 균주는 앞서 폐기된 제조번호로 대체했다고 기입돼 있다.

메디톡스 제조번호 고의 변경과 실험용 균주 사용 의혹 문건. © 뉴스1

A씨측은 "메디톡스는 2004년부터 2008년쯤까지 제품품질이 불안정한 것을 알면서도 제품을 계속 생산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제품 생산 뒤 사후 제조기록서 작성방법으로 '제조번호'를 임의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A씨측은 이어 "이는 식약처의 실사가 엄격해지고 제품 허가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균주의 생산일자가 변경돼 유통기한이 허위로 기재됐다는 점 역시 A씨가 문제삼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메디톡스측에 관련 서면자료를 요청하고 미흡할 경우엔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너무 오래됐고 모든 업무 절차 중 중간 자료만 해당되는 것이라 그 내용을 신뢰하기도 어렵다"면서 "메디톡스는 제제 생산과 관련해 어떠한 위법행위가 없었고 문제가 발견된다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