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소득 40조 증가할 때 불로소득 2,000조 발생, 경실련 분석
가구소득 40조 증가할 때 불로소득 2,000조 발생, 경실련 분석
  • 박영미 기자
  • 승인 2019.12.0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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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땅값 1경1,500조. 지난 20년간 7,300조 상승으로 거품 6,600조 발생
정부 역할 포기했던 노무현 정부 3,100조, 문재인 정부에서 2,000조 상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정의실천연합과 공동으로 '대한민국 땅값 40년 추정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실련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의 근원인 불로소득 ‘부동산 거품’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땅값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경실련 분석결과 대한민국 땅값은 2018년 말 기준 1경 1,500조원이며, 이중 민간보유 땅값은 9,500조원으로 분석됐다. 민간이 보유한 땅값만 국내총생산(GDP)의 5배, 근로자 임금의 14배의 규모일 정도로 ‘부동산 거품’ 불로소득이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우리나라 땅값 통계는 한국은행과 국토부가 발표하고 있으나 정부가 낮게 조작해 온 공시지가로 인해 발표되는 금액이 서로 다르다고 경실련은 전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땅값은 2018년 말 현재 8,223조원이고, 정부보유가 2,055조원, 민간보유는 6,167조원이다. 또한 경실련은 2019년 1월 기준 5,519조원은 국토부가 발표한 공시지가 총액으로, 국토부는 한국은행과 달리 정부와 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발표된 땅값의 차이도 크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모두 시세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경실련은 대한민국 땅값의 축소 조작 문제는 1989년 토지공개념과 함께 ‘공시지가제도’를 도입했던 당시부터 지적됐고, 당시에도 시세반영률이 낮았고 정부는 공시지가를 단계별로 현실화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0년 54%이던 공시지가를 참여정부에서는 2004년 76%로 올렸고, 2005년에는 91%까지 시세를 반영했다고 발표하며 자화자찬했으나 경실련이 전국 주요 필지 132개를 조사한 결과 시세반영률은 42%에 불과하여 정부통계가 낮게 조작됐음을 밝혀졌다.

경실련은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을 토대로 수차례 땅값을 추정 발표해왔고, 경실련 자체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1979년부터 2018년까지 40년간의 땅값을 산정했고, 정부보유 땅값은 거래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한국은행 자료를 준용하고, 이후 비교는 민간보유 땅값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경실련 분석결과 민간보유 땅값은 1979년말 325조원이었고, 2018년말 현재 9,489조원으로 40년동안 9,164조원이 상승했고, 79년 이후 20년인 1999년까지 1,845조원(연평균 92조) 상승했고, 99년 이후 7,319조원(연평균 385조)이 상승하여 2000년 이전보다 4배가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짓지도 않은 아파트 선분양제를 유지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을 때 아파트값과 함께 땅값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후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한다며 1999년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다. 1999년 이전에도 땅값은 88년 올림픽 등 행사를 전후로 상승했으나 당시 정부가 토지공개념 도입 및 강력한 분양가규제 정책과 5대 신도시와 200만호 공급 등으로 즉시 안정세로 전환됐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99년 강남아파트는 평당 700만원(30평 기준 2억 수준)이었고 타워팰리스는 평당 900만원에도 미분양 상태였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고 선분양제를 유지하면서 2000년 이후 아파트 분양가와 시세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땅값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3,400조였던 땅값은 임기말 2007년에는 6,523조원까지 상승했다. 2008년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부활했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땅값이 하락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4년말 분양가상한제를 다시 폐지했고, 이후 현재까지 땅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이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경실련은 정권별로는 노무현 정부에서 3,123조원이 상승, 가장 컸으며, 문재인정부도 2년 동안 2,054조원 (연간 1,027조)이 상승했고, 연간상승액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높다고 밝혔다. 지금도 땅값이 상승 중이고 당장 땅값 폭등을 잡지 못한다면 역대 정부 중 땅값을 가장 많이 올린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공공재인 땅값의 폭등과 필수재인 주택가격 폭등으로 발생한 부동산 거품 불로소득이 커지면서 땀의 대가인 근로소득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다수 국민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2018년 국내총생산(GDP)은 1,893조원이고, 땅값은 GDP의 5배나 된다. 프랑스 2.5배, 일본 2.2배, 독일 1.2배, 핀란드 0.9배 등과 비교하면 땅값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경실련은 우려했다. 그리고 노동자가 벌어들인 임금과 비교해도 10배나 되며, 2018년 연간 임금총액은 651조원으로 땅값의 1/10도 되지 않는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땅값은 2,054조원이 상승했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정상적인 땅값상승을 제외하면 불로소득은 1,988조원(가구당 0.92억)이나 된다며 같은 기간 국민총저축액은 273조원(가구당 0.13억)으로 불로소득이 저축액의 7배나 된다고 이들은 표명했다.

2019년 11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가격이 안정화되어 있고, 부동산문제 해결에 자신 있다고 했지만, 전국 땅값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 경기도의 땅값,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최근에는 지방 대도시로 확산이 되고 있어 역대 정부 최고로 땅값이 상승한 것으로 경실련 분석결과 나타났다.

과거 군사독재 직후 89년 노태우 정부에서도 부동산투기근절을 위해 토지공개념 도입, 선분양제 아파트의 철저한 분양가 검증, 보유세 강화(종합토지세 도입), 재벌 비업무용토지 규제 등 강력한 정책으로 부동산문제를 해결했다. 주거불안을 방치하고 투기를 조장한 정부에게 국민은 또 기회를 주지 않았음을 명심하고 문재인정부는 대대적인 땅값 안정 집값 안정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경실련은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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