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청년예술인들이 포착한 인천의 속살
인천문화재단, 청년예술인들이 포착한 인천의 속살
  • 김형자 기자
  • 승인 2018.11.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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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년문화예술인 레지던시, 결과발표회 개최

(재)인천문화재단은 11월 24(토) 인천생활문화센터 A동 이음마당에서 ‘청년 ,인천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2018 인천청년문화예술인레지던시 결과발표회』를 개최한다. 이번 사업은 청년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공간사용료와 활동비를 지원하여, 청년문화예술인들이 보다 안정적인 창작환경 속에서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방법으로 ‘인천’이라는 지역을 새롭게 탐구하고 발견해 나가는 활동을 유도하고자 기획된 지원사업이다.

이번 결과발표회에는 지난 5월 심의를 통해 선정된 7팀의 청년문화예술인들이 자신들의 창작방향에 맞는 활동공간을 마련하고, 해당 공간을 근거지로 하여 6개월 동안 수행해 온 창작활동 결과물들을 선보이게 된다.

‘인천의 포크’ 팀은 ‘인천’을 주제로 포크 음악 앨범 발매, 도르리는 인천의 만석동의 빈집들을 주제로 하여 만화와 미니어처 공예품 제작, 조화로운 인천의 생태환경 그림과 아트상품(자수 등) 제작, 스위쏨은 인천에 거주하는 청년 공시생들과 취준생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들을 공론화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영상 제작, 화수분은 인천의 근대시기를 배경으로 한 보드게임 제작, 옥나래 작가는 동인천 주변의 다양한 곳들을 산책하고 사유하며 관찰한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추르추르 판판은 인천의 예술가들을 위트 있게 소개하는 잡지를 제작하는 작업을 했다.

전시는 지난 11월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발표회 본행사는 11월 24일(토) 오후 2시에 진행된다. 문의는 인천문화재단 축제문화팀(032-455-7188)으로 하면된다.

포스터 이미지
포스터 이미지

 

▶팀별 대표 이미지 및 활동 소개

1. 인천의 포크 (팀원 : 박준성, 박영환, 박종윤, 이권형)
<팀 소개>
록과 메탈로 대표되는 인천의 기존 음악씬과는 다른 활동방식과 다른 스타일의 포크음악을 제작하고 유통함으로서 인천의 ‘미적인 것’을 확장하고자 기획함.
<활동개요>
1) ‘인천의 포크’ 컴필레이션 앨범 및 뮤직 비디오 제작
2) ‘인천의 포크’ 전국투어
3) ‘인천의 포크’ 앨범 제작 과정 기록물 아카이빙 작업(블로그 게시)
<앨범 트랙 리스트>
파  제 : I Think You / Re-Interpre / 점심시간 종소리
이권형 : 그날부터 / 숨바꼭질 / 사랑가(Acoustic ver.)
박영환 : 두부, 유령 / 밤 / 고양이 왈츠

인천 원도심 배경의 “인천의 포크” 앨범 아트워크
인천 원도심 배경의 “인천의 포크” 앨범 아트워크

인천 사는 인천사람 ‘파제’, 인천 사는 마산사람 ‘박영환’, 서울 사는 인천사람 ‘이권형’ 세 명의 포크 뮤지션이 모였다. 인천의 유서 깊은 재즈클럽 버텀라인에서 파제와 이권형은 몇 년 간 꾸준히 함께 연주해왔다. 2017년 촛불 집회에서 만난 박영환이 합류했다.

세 명 모두 정규앨범을 내기 전,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어 시너지를 만들고자 했다. 2017년 12월부터 논의를 시작했고, 인천에서 오래 활동해왔거나 인천에서 살아오면서 각자 다른 혹은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 ‘인천의 포크’라는 주제로 각자 세 곡 씩을 모으기로 했다.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세 사람이 모여 작업을 시작했고 2018년 봄에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프로모션과 마케팅, 유통과 제작을 서포트 할 DIY 전문가 ‘단편선’이 추가로 합류했다. 2018년 6월,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시작한다.

인천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사랑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증오할 것이다. 혹은 어떻게 되든지 아무런 상관이 없을 이도 있겠다. 인천은 지리적으로 서울의 서쪽이며, 경제적으론 메트로-폴리스로서의 서울에 잠식당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정치적으론 비교적 보수적이지만 자생적인 진보적 운동 역시 공존해왔으며 문화적으론 나름의 독자적인 지역문화와 정서를 분명히 가지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울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항구’라는 어떤 ‘애매함’이 인천이라는 지역의 많은 것들을 모호하게 만들고, 때로는 선명하게도 만든다. 인천의 역사는 이런 불분명함과 많은 것을 주고 받으며 형성되었다.

인천에 관한 많은 프로젝트들은 이러한 불분명함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주로 말한다. 이것은 비단 인천 뿐이 아니라, 어떤 ‘지리적 공간’에 대해 아티스트들이 이야기를 할 때 주로 쓰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일종의 ‘다큐멘터리적 접근’이 가미된 창작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아티스틱한 무언가를 만들기에 용이한 방식이며, 한편으론 모순(irony)을 드러내기에도 적합한 접근방법이다.

그러나 때로는 현학적이거나, 대안-없음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허무’로 빠져들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한편으론 인천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무조건적인 긍정을 바탕으로 인천에 대해 발화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좋은 사람일 순 있겠지만, 우리와는 만나지 않는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무조건적인 긍정은 기만적인 까닭에서다. 기만을 사랑으로 덮는 것을 우리는 참을 수 없다.

‘인천의 포크’는 인천에 관한 작업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우리는 인천을 사랑하기도 하고, 증오하기도 한다. 앨범에 담길 노래는 인천에 대해 노래하기도 하지만, 인천과는 아무런 관계없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작업이 ‘인천의 포크’로 묶일 수 있는 것은, 이 노래들은 인천에서 먹고 마시고 자고 배우고 싸우고 화내던 개개인의 역사에서 출발한 것들이며 이 결과물 역시 인천에서 발표되고 이야기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숙고하는 대신 여기서 엉덩이 붙이고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것이고, 수많은 동지와 적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작업은 인천의 과거가 아닌 현재와 ‘나 자신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업이다. 우리는 ‘인천의 포크’가 다가올 불화(mésentente)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

 

2. 도르리 (팀원 : 김성수, 오정희, 최솔비)
<팀소개>
창작집단 도르리는 이삼십 대 청년들의 창작집단이다. 도르리의 청년들은 인천의 변두리에 있는 만석동에서 나고 자랐다. 만석동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빈민지역으로 6.25피란민들이 고향에 가기위해 잠시 자리를 잡아 살던 곳으로 판자촌을 이루고 살던 마을이었다.

만석부두나, 북성부두에서 뱃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고 공장이 자리 잡으면서 공장 노동자들과 일용직노동자들이 섞여 살던 동네였다. 북으로 올라가지 못한 사람들이 판자집이었던 집들에 시멘트를 바르고 슬레이트를 얹어 살게 되면서 지금의 마을형태를 이루었고 돈을 벌어 이 가난한 마을을 떠나는 것이 사람들의 바람이었다. 가난한 동네였지만 어렸을 적 사람들이 북적이고 나누며 살았던 추억이 있고 사람들이 손수 가꾼 집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모습에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동네에서 함께 지내던  사람들이 떠나면서 이웃을 잃은 마을 주민들의 무기력함과 친구를 잃은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오래된 빈민지역인 ‘만석동’의 모습을 기록함으로써 가난하면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없다는 편견을 예술로서 깰 수 있다고 믿었고, 우리가 하는 예술활동이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 간의 공동체성을 인지하고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르리는 동네의 모습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올해 1월부터 자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매 달 동네를 돌며 남기고 싶은 집들을 나무를 기본으로 여러 오브제를 사용해 재해석하여 공예품을 만들었다. 만석동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노동문화나 가난했지만 서로 어울어져 살았던 공동체성을 담은 이야기를 만화로 표현하고, 아직 남아있는 동네의 모습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 기록물들을 SNS에 올려 사람들과 소통하는 작업도 꾸준히 한다.

도르리가 자리잡고 있는 인천 동구의 만석동은 현재 곳곳이 빈집으로 남아 있다. 도시 재생사업으로 만석동은 이미 예전의 동네모습을 잃었다. 사람이 살던 집을 허물어 동네주민은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센터건물이 들어섰고 동네에 남은 사람이 얼마 없어 이용하지 못하는 미술관과 체험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를 잃고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났지만 이사마저도 못간 나이 많으신 노인분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빈집사이에 묻혀 살아간다.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그 집에 아직 아이들 살고 있고 남아있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이웃을 잃고 점점 작아져 가는 동네를 보며 무기력해져 간다.

만석동, 화수동의 아이들과 꾸준히 예술활동을 하며 도르리가 느끼는 것은 아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가난이 꼭 불행하다거나 벗어나야만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네아저씨가 지붕을 수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를 키우기 위해 개집을 짓는 모습을 보며, 화분을 가꾸고, 상추를 심고 벽에 페인트칠을 하며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며 갖는 희망을 찾아내고 그것이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배워간다는 것이다.

가난하지만 함께 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던 동네 어른들의 모습이  도르리 청년들에게 함께하는 삶에 대한 의미를 알게 해 준 것처럼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에게 동네가 남긴 의미들을 보게 하고 그것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석동의 초기의 집은 구들을 파고, 굴 껍데기와 시멘트를 섞어 바닥을 다지고 목재소에서 떨어져 나온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미군부대에서 나온 루핑을 구해 지붕을 얹은 움막형태에 집이었다. 뱃일을해서 물고기를 팔고, 탄광에서 탄을 캐고, 공장에서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조금씩 판자집 형태에 집을 꾸며 나갔다. 판자위에 벽돌을 덧대고 그위에 시멘트를 칠하는 모습도 다 제각각이었다. 마르지 않은 시멘트에 자국을 남겨 무늬를 넣거나 시멘트를 던져 질감을 더하는 등 자신들의 편의와 감각에 맞게 스스로 집을 꾸몄다. 작고 허름한 집이지만 페인트색하나 고르는 것이나 창문하나 내는 것, 기둥하나 세우는 것 모두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던 작은 집들은 사람의 손을 타 오래도록 무너지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재개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품은 집들이 무너져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늦었지만 남아있는 집들이라도 만들어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가난하지만 주체적으로 사는 삶을 집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그것이 현대사회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가난한 동네에서 산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며 벗어나기만을 소망하는 삶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하지만 도르리가 살았던 가난한 동네의 삶은 불행하거나 창피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 곳에서 느꼈던 함께 살아가는 방법, 스스로 주체가 되어 의,식,주를 해결하며 사는 성숙한 모습도 존재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장에서 부둣가에서 일을 하며 열심히 사는 어른들이 있었고, 부침개하나도 이웃들과 나눠먹는 마음들이 있었고, 작고 허름한 집이지만 정성을 다해 가꾸며 살았던 삶이 있었다.

도르리는 여전히 이 동네에서 살고 있고 이곳에 사는 아이들과 함께 예술활동을 하며 산다. 도르리는 이 아이들과 우리가 느꼈던 공동체성과 주체적인 삶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도르리의 ‘동기’를 통해 함께 나눌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도르리는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 동네를 재개발하는 현재의 방식에 문제점 느꼈다.

마을을 관광지로 만들고 가난을 상품화하고 원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나 의견수렴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동네를 갈아엎어 이질적인 시설물을 짓는 것에 문제를 느꼈다. 많은 역사를 품고 있는 동네의 집들과 골목을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들을 기반으로 꾸미고 고치는 것, 집과 동네 지역을 재해석하여 다시 사람이 살게 하는 이른바 재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도르리는 동네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낡은 집들이 가진 가치와 역사를 발견하고 그것을 재해석하여 문화예술의 형태로 표현한다.

집을 만들고 동네와 동네에 사는 사람을 그리는 것은 사라져가는 동네를 이어가겠다는 지속성의 의미가 있고 동네의 어른들이 주체가 되어 집을 짓고 꾸미고 고쳐나갔던 것처럼 도르리도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작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집들을 새로운 창작물로 기록하고 남아있는 사람들의 흔적과 삶을 창작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또한 전시를 통해 동네 안에 작은 집들이 얼마나 멋있는지 가난하지만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는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소통하고 싶다. 그것을 계기로 동네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과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1. 도르리는 자신의 주거 공간을 고치고 꾸미면서 가난해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동네 사람들의 가치를 배우고 함께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느꼈다. 얼마 남지 않은 동구 주거지역을 기록하는 것을 중심에 놓고 아직 남아있는 집들과 사람들의 흔적을 찾는다.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다양한 오브제와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들을 표현방식의 제한 없이 매월 그림이나, 만화, 공예 등 다양한 방식의 창작활동으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2. 화수동과 만석동의 독특한 집의 형태를 기본으로 한 작은 미니어처 공예품을 만든다. 집에 살았던 또는 아직 살고 있는 사람들의 편의와 감각대로 집을 꾸미고 나무를 덧대어 필요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쳐 자신들만의 색을 만들어낸 집들을 도르리를 통해 재해석된 창작물로 매월 하나의 집을 창작한다.

 

3. 조화로운 (팀원 : 이지현, 강서경)
<팀소개>
오랜 시간 같은 생각을 공유해 온 친구와 조화(鳥花)로운 이라는 팀명을 가지고 '인천채집'을 시작합니다. 늘 가까이 있어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자연을, 그리고 우리와 함께 걷고 있는 인천을 따뜻하고 친숙하게 알리고자 합니다.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다양한 생명을 관찰하고 기록합니다.

환경운동, 책, 전문적인 교육이 아닌 이야기가 있는 수작업 제품을 통해 보다 다양한 이들에게 친근한 방식으로 인천 생태계의 다양성을 알리고, 개발되어 사라지고 있는 인천의 현재 상황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생태교육 현장에서 배포하게 될 브로치와 같은 핸드메이드 아트상품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인천의 생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생명들을 의식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부족한 인천의 생태관광, 상품 개발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됩니다.

계양산을 시작으로 인천에서 새를 보기 시작하며, 인천이 여타 다른 지역에 뒤지지 않는 생태자원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천시에서는 탐조 가이드 양성과정 등의 사업을 추진하지만 일회적이고, 대체로 소수의 환경단체 회원에게 기회가 돌아갔습니다. 20년 지기 친구와 자주 이런 얘기를 나누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인천의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생태자원을 가진 인천이지만 계속된 개발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철새들의 보금자리였던 송도갯벌은 송도국제신도시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송도와 시흥시 사이에 가까스로 남은 갯벌은 배곧대교가 가로지를 예정이며, 철새들의 쉼터가 되어주던 영중도 준설토 투기장은 위락단지가 들어선다고 합니다. 막을 수는 없지만 어떤 생명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지는 알아야하지 않을까요? 회색빛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아닌 색다른 인천의 이미지를 찾고 개발하여 새로운 인천의 이미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인천의 섬, 바다, 산 그리고 가까이 공원에도 많은 생명이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만 점점 사라져가는 풀꽃, 새, 곤충 등을 그림과 자수로 작업해 핸드메이드 상품을 개발해보고자 합니다. 대단하진 않아도 가볍게 산책길에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 다양한 수작업 작품이나 그림을 환경에 관심이 있으나 실천을 못하셨던 분들 등을 환경단체나 환경교육의 장이 아닌 보다 접근하기 쉬운 문화예술장터 혹은 독립출판 동네서점 등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인천에서 계절마다 만난 새와 식물을 기록하여 그림과 자수로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그림은 자수의 도안이 되고, 자수를 브로치로 상품화 하여 브로치의 포장에는 인천의 각 지역에 갈 수 있는 방법과 약도, 계절을 함께 담을 계획입니다. 브로치는 완성된 작품 외에도 키트로 제작하여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 하며, 수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새와 식물이 서식하는 인천의 생태계를 알리고자 하는 데 그 가치가 있습니다. 사진보다 딱딱하지 않고, 책보다 접근이 쉬운 그림, 자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인천의 다양한 자연유산과 새, 생물의 모습을 폭 넓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됩니다.

 

< 작품소개 – 소래습지생태공원 >
붉은 칠면초가 곱게 깔린 넓은 습지 위로 제비가 날아다녔다. 둥지를 지을 수 있는 주택이 사라지고 있어 예전만큼 제비를 쉽게 볼 수는 없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아직은 인천 곳곳에서 제비를 만날 수 있다.

 

4. 스위쏨 (김진아, 한세하, 전예지, 이예은)
< 팀 소개>
‘미스사이비 - 인천 청년 보이콧 스터디’는 인천에서 공무원시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공무원시험과 인천의 청년정책이 가진 문제에 대해 공론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미스 사이비 - 인천 청년 보이콧 스터디’는 단편 극영화 <미스 사이비>의 제작을 위해 진행하는 프리프로덕션 과정의 일부이며, SNS를 통해 청년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영상을 제작한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인천에 거주하는 청년 공시생과 취준생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들을 공론화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토대를 제공해 보고자 한다.

또한, 현실에 치여 각자도생을 할 수밖에 없던 청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려면 수많은 정보와 스타강사들이 즐비한 노량진으로 가야한다지만, 그곳으로 향할 수 없는 청년들이 있다. 바로 부평, 주안 일대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인천의 공시생들이다. 인천에서 공부하는 수많은 공시생들은, 서울에 방을 얻을 돈이 없어서, 노량진과 인천을 오가는 왕복 세 시간을 아끼기 위해, 공무원시험의 메카인 노량진으로 향하기를 포기한다.

그렇다고 다른 지방처럼 합격선이 낮으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노량진의 공시생들이 잔뜩 넘어온 탓에 합격선과 경쟁률은 서울 못지않다. 서울로 향하려다 경쟁에서 밀려나, 그나마 가까운 인천에 정착한 부모세대는, 청년들에게 그저 스스로 노력해서 인천을 탈출하기를 종용한다.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갖은 사회, 문화적 혜택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으나, 정작 서울과 그렇게 가깝지도 않아 누릴 것이 적었던 인천 청년들은, 그들의 젊음과 인생을 건 공시 생활마저도 인천을 벗어나지 못한 채 서울의 그늘에 가려 지낸다.

‘미스사이비 - 인천 청년 보이콧 스터디’는 인천에서 공무원시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공무원시험과 인천의 청년정책이 가진 문제에 대해 공론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여기 청년 취포자 다섯 명이 있다. <미스 사이비> 다섯 친구(김진아, 김민경, 손수림, 한세하, 전예지)는 각각 임용고시, 공무원시험, 취업, 수능을 준비하다가 포기하고, 영화를 하겠다며 무작정 집을 나왔다. 우리는 알바를 하면서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프리터족(Free+아르바이터)이다.

우리는 주변의 청년들에게 수없이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죽도록 노력해도 인간답게 살 수 없는 것은 우리 탓이 아니라고. 우리 함께 사회의 부당함에 맞서보자고. 함께 떠들어서 바꿔보자고. 하지만 아무리 떠들어도 주위의 청년들은 귀담아듣지 않았고, 각자가 공부하는 책에 머리를 파묻기 바빴다.

이해한다. 우리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한다고, ‘살아남으려면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올라서야’한다고 배워왔다. 우리가 가는 방향이 잘못된 방향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잠시 멈추어서 생각해보거나, 옳은 방향을 모색해볼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청년들에게는 그럴 돈도, 시간도,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작 평범해지기 위해 죽도록 노력해야만 하는 사회,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따라잡을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천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은 인천 탈출을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미스사이비> 다섯 명 역시 마찬가지다. 학업이나 공시, 취업 뿐 아니라 영화 작업을 꿈꾸는 지금도 인천 탈출을 꿈꾼다. 인천보다 서울에서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을 탈출하기에 우리는 가진 것이 없다. 그래서 인천을 탈출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인천을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 기회가 많은 도시로 만들려고 한다. 사회를 변화시키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야한다지만,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한 데 모으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 <미스 사이비>가 나서보려 한다. 이미 오래 전에 평범한 삶을 포기한 우리는, 딴짓을 궁리하고 벌일 시간이 많다. 수험서에서 눈을 뗄 시간이 없는 청년들을 대신해서, 노량진을 오고가는 시간조차 아까운 인천 청년들을 대신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을 우리가 보이콧해야한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모아야 한다.

1) 청년 취포자 <미스사이비> 다섯 친구의 기획의도
2018년 현재,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종류의 스터디가 있다. 계획적인 수험생활을 위한 ‘생활스터디’, 캠코더로 서로가 공부하는 모습을 감시하는 ‘캠스터디’, 각자 공부를 하다가 밥을 먹을 때만 함께하는 ‘밥터디’ 등등. 30만에 달하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은 그룹스터디를 통해 외롭고도 긴 싸움을 버텨내고 있다.

그런데 만약 다함께 ‘공부를 하지 않는’ 스터디가 있다면 어떨까? 공무원시험을 보이콧하는 공시생들의 모임, 이름 하여 “보이콧 스터디”. 공무원시험을 포기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조직이 생긴다면 말이다.

어른들은 말한다. 꿈이 고작 공무원이라고? 젊은 애가 그렇게 야망이 없어서 어떡할래? 하지만 죽도록 노력해서 평범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청년들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흙수저라서, 여성이라서, 빽이 없어서 취업에 실패한 많은 청년들은 그나마 가장 공정한 시험인 공시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30만 공시생 중 1.85%만이 합격하며, 나머지 98%는 수험생활로 돌아간다. 그리고 공정한 시험조차 합격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조한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한다는 것은 완벽한 눈속임이다. 혹자는 말한다. 한국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이 없었다면 진작 혁명이 일어났을 거라고. 능력만을 보고 평가하는 공정한 시험인 것 같지만, 사실 그 능력이라는 것 자체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능력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수저의 색깔 같은 것이다.

우리가 인천에서 나고 자란 것이 우리의 능력에 의해 결정된 게 아닌 것처럼. 이 불공정한 능력주의는 차별을 정당화했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누리지 못하는 청년들이 사회가 아닌 스스로에게 분노를 돌리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각자 울분을 삼켰던 청년들에게 울분을 다시 사회로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보고자 한다. 청년들이 한 날 한 시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다면 우리 <미스 사이비>가 돌아다니면서 그 울분들을 모아 터뜨려주겠다.

2) 엘리트도 아니면서 엘리트주의에 빠져 사는, <미스사이비> 교주의 기획의도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내가 천재인줄만 알았다. 내게 주어지는 모든 특권은 내가 열심히 공부했기에, 그리고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라고 믿었다. 천재들이 모여 있는 학교에 입학했고, 나는 우리 사회가 아주 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했다.

가난한 서민의 딸인 내가, 부잣집 딸들, 판검사 자제분들과 같은 수업을 듣고 함께 생활할 수 있다니. 능력만 있다면, 노력만 한다면 모든지 가질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했다. 학교도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쳤다. 각자의 노력과 능력으로 상위 1% 엘리트가 된 우리들이 이 세상 99%의 사람들을 이끌어갈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내게 엘리트주의를 심어준 학교는 내가 1%가 아닌 99%임을 확인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1%의 학생들과 99%의 학생들을 대놓고 차별했고, 그걸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도록 만드는 연료로 사용했다. 1%가 누리는 특권을 누리려면 더 열심히 공부하란 말이야, 계속해서 채찍질했다. 내 안에 깊게 자리한 능력주의, 엘리트주의는 내가 99%라는 현실과 계속해서 부딪혔다. 내가 1% 엘리트에 속하지 못하게 된 것은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조금만 더 열심히 살 걸,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할 걸. 계속해서 스스로를 다그쳤다.

이제 그 엘리트주의와 능력주의에서 벗어나보려고 한다. 나의 능력은 오로지 나의 노력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능력에 따라 주어졌던 불평등과 차별은 정당한 것이 아니었다. 죽도록 노력해야만 겨우 평범해질 수 있는 이 사회가 잘못된 것이었다. 엘리트가 아닌 나도 사람답게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엘리트도 아니면서 엘리트주의에 빠져있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고한다. 우리 함께 보이콧 스터디를 하자고.

‘미스 사이비 - 인천 청년 보이콧 스터디’는 단편 극영화 <미스 사이비>의 제작을 위해 진행하는 프리프로덕션 과정의 일부이며, SNS를 통해 청년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영상 프로젝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미스 사이비>를 만들어서 주기적으로 영상을 연재한다. <미스 사이비> 다섯 친구의 이야기로 출발한다. 다섯 친구가 각각 임용고시, 공무원시험, 취업, 수능을 포기하고 프리터족(프리+아르바이터, 아르바이트로 최소의 생활비를 벌며 자유롭게 사는 청년)이 된 이유에 대해서 소개한다.

각각 보이콧에 참여하는 퍼포먼스를 영상에 담고, SNS를 통해 공유한다. 각자의 고민들을 주제로 다섯 명이 논쟁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기도 하며, 현직 공무원을 만나 공무원시험 문제를 풀게 하고, 공무원시험이 실무 역량을 높이는 데 유효한 방식인지를 물어보는 등 ‘공시’, ‘청년’, ‘인천’을 주제로 질문을 던지는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하여 연재한다.

그리고 SNS를 통해 다섯 친구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청년들을 만난다. SNS를 통해 보이콧에 참여하려는 의사를 밝힌 청년들을 <미ㄴ스 사이비>가 직접 만나고 인터뷰하여 소개할 수도 있고, 그들이 보이콧에 참여하는 영상을 직접 촬영하여 <미스사이비>에게 제보할 수도 있다. 청년들의 보이콧스터디 참여로 <미스 사이비>의 연재는 계속된다.

이 프로젝트는 모든 공시생이 시험을 포기하고, 모든 취준생이 취업을 포기하도록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단지 그들이 잠시라도 수험서적에 파묻혀있기를 멈추고, 자신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에 대해 스스로 발화하기를 바라는 프로젝트이다.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도 쪼개가며 공부하는 청년들에게는 이 영상을 찍기 위해 투자하는 한 시간 남짓도 굉장히 긴 시간이며, 주어진 현실을 보이콧하는 큰 의미의 시간이 된다. 우리는 인천 청년들 각자가 마음속에 쌓아두고 현실에 치여 직시하지 못한 문제들을 잠시라도 꺼내어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청년들의 문제를 생생하게 담아 공론화할 것이다.

 

6-10월 SNS 연재 작업을 통해 극영화 <미스 사이비>의 시나리오를 발전시킬 것이며, 11월에 촬영할 예정이다. 단편 극영화 <미스 사이비>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많은 청년들이 보이콧스터디에 참여하는 장면을 넣을 것인데, 이는 <미스 사이비>팀이 실제로 만난 청년들의 모습으로 만들 예정이다.

 

5. 화수분 (팀원 : 김찬솔, 윤자형, 전민지)
<팀소개>
‘오늘날 인천은 어떤 의미를 가진 도시이며, 그 기원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울의 주변부로서가 아닌 근대를 여는 혁명의 장으로서의 근대 인천을 보드게임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조명하고 체험해보고자 한다.
보드게임을 통해, 개화기 근대를 그 누구보다 먼저 만나고 겪으며, 우리 사회에 널리 보급했던 인천 상인들의 활동을 재구성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통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개화기 인천의 형성과정을 다각도로 살펴봄으로써, 오늘날의 인천을 새로이 조망해보는 데 그 취지를 두고자 한다.
역사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문물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세계 여러 나라와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던 근대의 현장을 보드게임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한다.

인천은 개화기 이래로 세계와 한반도를 잇는 접점으로 자생해 왔다. 단순히 서울의 주거 및 공장지역의 연장을 위한 주변부가 아니라, 한반도의 근대를 이끌어낸 현장이자 주역의 도시다. 다시 말해, 개화기 인천은 근대 문화와 문물의 최초 통로이자 발상지였다. ‘모던 인천’은 이에 주안점을 맞춰서 여기 인천 개항장에 모인 상인과 그들의 상업활동을 주요 줄거리로 기획하고자 한다.

화수분은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히 시제품을 제작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하여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유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의 인천을 새로이 조망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 가능성과 미래를 함께 공감하고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개화기 인천은 세계가 주목하는 한반도의 관문으로서 격동의 근대가 펼쳐지는 현장이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과 새로운 문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왔으며, 각국의 외교관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정치, 외교, 경제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은행, 철도역, 영사관, 해운회사, 극장, 감리서 등 여러 나라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근대건축물이 세워지며, 그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 풍경도 급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모던 인천>은 개화기 인천에 관한 테이블톱 롤플레잉 게임이다. 격렬한 근대의 실험장이자 국제항인 인천은 근대 역사의 전개와 함께 마을에서 도시로 성장하며, 근대문명에 개방적인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자연스럽게 몰려드는 지역이 되었다. 3~5명의 플레이어가 혁명가, 정치가, 외교관, 예술가, 학자 등의 역할을 맡아 인천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캠페인을 진행한다.
 

게임은 인천 지도를 기초로 디자인된 게임판 위에서 진행된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요호 사건을 거쳐 강화도조약, 제물포조약,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게임 플레이어가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가게 된다. 당시의 근대식 은행, 극장, 공원, 병원, 학교, 우체사 등 근대건축물과 실존했던 직업, 인물, 문물 등을 세부 요소로 하여 진행한다. 단순히 학습에 중점을 둔 보드게임이 아니라, 역사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보드게임으로서 개화기의 생활과 문화 등을 중점으로 근대의 형성과정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는데 지향점을 둔다.

캐릭터 요소: 일・청・서구에서 이주해온 외국인 사업가, 조선인 혁명가, 예술가, 정치가, 외교관
스토리 요소: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요호 사건, 제물포조약,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 주요 역사적 사건들
그래픽 요소: 인천 지도를 배경으로 한 게임판, 은행, 우체국, 극장, 병원, 학교 등 근대건축물 일러스트가 들어간 게임 카드 등

 인천은 개화기 이래로 세계와 한반도를 잇는 접점으로 자생해왔다. 서울의 주거 및 공장지역의 연장이 아닌, 한반도의 근대를 이끈 주역으로서 지금도 글로벌 시대의 변화를 먼저 수용하며 미래사회를 주도하는 도시로서 성장하고 있다. 보드게임 <모던 인천> 프로젝트는 전통에서 근대로 진입해가는 개화기 인천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의 인천을 새로이 조망해보는 데 의의가 있다.

 

6. 추르추르 판판 (팀원 : 진나래, 박가인, 최수진, 이지혜)

<팀소개>
추르추르판판은 종이출판, 웹출판 등 다양한 출판의 방식으로 결과물을 내는 작가들의 프로젝트를 함께하고자 하며, 작가들의 새로운 발상을 기다립니다. <새러데이 인천>은 인천의 작가들이 인천의 명소들을 소개하는 관광안내서인 동시에, 인천 지역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가십잡지 성격의 잡지입니다.

예술가들의 활동을 위트 있게 소개하여 보다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잡지를 만들고자 하며, 앞으로 기회가 닿는대로 더 많은 예술가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 예술인들의 활동을 어떻게 유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판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비판이 일고 있는 투어리즘을 역이용하여, 관광잡지 - 가십잡지의 형식으로 숨은 공간과 예술인들의 활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어렵게 발을 내디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내는 청년들이지만, 그 결과물은 쉽게 사라지고는 합니다. '추르추르'는 그런 청년예술인들의 활동을 출판물로 제작하여 보다 오래, 보다 널리 유포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 인천에는 이미 수많은 이야기 거리와 컨텐츠가 있습니다. 이것을 감각적으로 엮어내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하듯 커다란 자본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젊은 예술가들의 시선에서 인천이라는 지역을 새로이 보고 감각적으로 엮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청년 예술가들의 활동과, 인천이라는 지역을 동시에 소개할 수 있는 컨텐츠로서 '새러데이 인천'을 기획하였습니다. 작가들은 평범한 것도 달리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 이들입니다. 인천의 예술가들이 자신이 아끼는 인천의 숨겨진 명소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예술가들이 지역을 소개하면 그것은 또 다른 재미로 남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 투어리즘과 대중문화, 예술을 결합한 ‘새러데이인천’은 인천의 공간, 스토리는 물론 인천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인천의 인적, 물적 자산 모두가 출판과 웹이라는 파급력 있는 매체를 기반으로 널리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7. 옥나래 (개인)
<활동> 동인천의 여러 장소들을 찾아 산책하며 그 장소에서 영상을 함께 보는 작업

동인천의 여러 공간을 다니면서 겪었던 경험들과 그 공간에 대한 애착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공간을 발견하는 방식, 그 공간을 달리 보는 방식 그리고 그 공간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을 공유하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얻고 타인의 공간을 존중하는 여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라는 사람이 가진 맥락을 바탕으로 겪은 일화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이를테면 제가 여성이기에 겪는 일들, 비정규직 알바노동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 발언권이 거의 없이 경제적인 곤란에 처해있는 청년으로서 겪는 고통들은 저라는 인간이 겪은 일상의 한부분이지만 저와 같은 맥락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은 순간 속을 살아내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표현을 할 스스로의 당위를 찾았습니다.

홍예문 위의 다리, 자유공원 가는 오르막, 율목공원 앞 청소년관, 배다리 마을 텃밭, 신포시장 칼국수 골목 같은 주변적이고 불분명한 ,누군가에게는 아주 익숙한 길이지만 누군가는 지나가본 적도 없이 존재도 모르는 공간을 우리는 지나칩니다. 그리고 그 공간은 비어있고 무용한 곳으로 남겨지고 맙니다. 그런 공간을 찾아나서는 방법을 찾고 또 그 공간에서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말을 걸고 그 말을 해석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주변적인 공간을 산책하면서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들을 꺼내어 보고 길을 찾듯 또 다른 사고의 과정으로 걸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걷는다는 행위, 걸음은 사색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아가고 보고 발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잊혔던 것을 기억해내고 미처 도달하지 못했던 고리를 발견해내고 다른 사고로 이동하기도 하듯이 잘 몰랐던 동네를 걸으면서 끊어졌던 길을 이어가고 새로운 길을 찾아냅니다. 공간을 찾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은 스쾃과 비슷한 의미로 공식적인 규격화된 공간들 외의 공간을 스스로 생산하는 것 혹은 그 공식적인 규격화됨을 벗어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산책을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혹은 나와 대화하면서 관계가 더 깊어지거나 오랫동안 사색하면서 그동안 해왔던 생각들과 다른 생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산책, 산보,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책이라는 행위는 공간 안에 있기 위해 지불해야하는 대가가 없기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우리가 차지할 공간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그런 정신승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언제든지 머물 수 있는 장소는 결국 누군가가 소유하지 않고 공유되는 공간들을 관객과 함께 찾는 행위입니다.

"함께" 걷는다는 행위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합이라는 단어는 각자도생의 삶을 살아가지만 아주 일시적이라도 동행을 하며 "우리"가 되는 경험을 나타냅니다. 언제라도 연합 될 수 있지만 언제라도 또 개인이 되어 산책을 할 수 있습니다.

영상의 내용은 각자 개인의 경험이지만 그 경험들은 저 혼자만이 경험이 아닌 저와 같은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아니라는 감각들은 개인이 감내해야하는 고통을 고백하고 그 고통을 공감하고 어쩌면 그 고통을 덜어낼 수 있도록 "우리"라는 가상의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함께 볼 영상들의 내용은 저라는 사람이 가진 맥락을 바탕으로 겪은 일화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이를테면 제가 여성이기에 겪는 일들, 비정규직 알바노동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 발언권이 거의 없이 경제적인 곤란에 처해있는 청년으로서 겪는 고통들은 저라는 인간이 겪은 일상의 한부분이지만 저와 같은 맥락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은 순간 속을 살아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서 개인의 맥락이 사회적인 맥락으로 해석되고 공동의 감각, 공감을 일으킬 수 있도록 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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