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유커 끊겼는데 임대료 오를 일만"…명동 땅꺼지는 한숨
[르포]"유커 끊겼는데 임대료 오를 일만"…명동 땅꺼지는 한숨
  • 코리아일보
  • 승인 2020.02.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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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주인들이야 세금이 늘어나는 만큼 임대료를 올리겠죠.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예전보다 장사하기가 힘들어서 임대료를 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서울 명동 A 상인)

정부의 표준지 공시지가가 발표된 지난 12일 오후 서울의 쇼핑 중심지인 명동 거리는 한산했다.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코로나(코로나19)의 확산으로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평소와 달리 여행용 가방을 든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화장품 점포 앞에서 활발하게 호객 행위를 이어가던 점원들도 마스크팩 상품을 손에 든 채 지나가는 손님들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표준지 공시지가 전국 1~10위, 여전히 '명동'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명동 일대는 전국 땅값 상위 10위를 모조리 휩쓸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동네' 자리를 유지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근처의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 판매점 부지가 ㎡당 1억99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우리은행 명동지점을 제외하면 유니클로, 토니모리, VDL, 레스모아, 라네즈 등 의류·화장품 판매점 부지가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위 1~10위 건물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8.7%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는 시세반영률(현실화율) 정책에 따라 이 지역의 공시지가를 크게 올렸다. 네이처리퍼블릭만 해도 상승률이 100.4%에 달했다. 이에 반해 올해는 어느 정도 현실화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상승률을 조정했다.

상가업계 관계자는 "명동은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공시지가 상위 10개 상가는 명동 초입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며 "중국인 등 외국 관광객 대상으로 매장 홍보 효과가 좋다 보니 화장품·의류 매장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승폭 적지만 부담은 마찬가지…"코로나 사태 빨리 끝나길"

일단 상인들은 공시지가 상승 폭이 지난해보다 적다는 말에는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결국 ㎡당 수백만씩 상승한 공시지가로 인해 임대료가 얼마나 더 오를지를 두고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공시지가는 '표준지'로, 감정평가사들이 감정한 것이다. 앞으로 각 지자체는 감정평가 지침을 기준으로 해당 표준지 근처 건물들의 공시지가를 산정하게 된다. 지자체가 지침을 벗어나 공시지가를 산정하더라도 이를 감정평가사들이 감독할 권한이 있다.

결국 표준지 인근 건물들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표준지와 비슷한 수준이 될 확률이 높은 셈이다. 1~10위 명동 표준지 건물들의 올해 공시지가 상승률은 한자릿수로 지난해 대비 상승률이 낮았으나, 워낙 공시지가가 높은 지역이라서 ㎡당 수백만원씩은 올랐다.

공시지가는 과세의 기준이 된다. 국토부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건물주의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 대비 6104만원 오른 1억8313만원으로 추산된다. 원래 2억956만원까지 부과해야 하지만 보유세 증가율 상한(50%)을 적용한 수치다. 이보다 넓은 우리은행 명동지점은 1억5576만원, 토니모리는 1억1288만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명동 거리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 중인 B씨는 "상가 주인들이야 임대료를 올리면 좋은 일이지 않느냐"면서 "'공시지가 때문에 세금이 올랐다'면서 임대료를 올리려고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줄어든 관광객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매출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료까지 오른다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설명이다.

인근 잡화점의 C씨는 "최근에 장사가 안 되는데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일단 이 상황(코로나19)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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