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토종닭 '우리맛닭'을 아시나요?
농진청, 토종닭 '우리맛닭'을 아시나요?
  • 윤희진 기자
  • 승인 2020.06.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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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 복원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땀방울

우리맛닭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기운찬 날갯짓은 이제 시작이다

토종닭의 새로운 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혈통 복원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땀방울 그 노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 우리맛닭이다. 가장 맛있고 기름진 본래 토종닭의 맛,본래 우리 닭의 전통적인 맛. 그 맛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 토종닭의 새로운 천년이 열린다. 기운차게 홰를 치는 그 기세, 여명을 불러오는 목소리, 우리맛닭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기운찬 날갯짓은 이제 시작이다.

보통 토종닭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 안에서도 의미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한우와 같이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육되어 다른 품종과 섞이지 않고 순수 혈통을 유지한 재래종 토종닭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에서 품종이 개발되었지만 국내에 순계가 도입되고 7세대 이상 사육되어 우리나라 기후와 풍토에 완전히 적응한 개량종을 토착종 토종닭이라 부른다.

예전 우리나라에서는 달걀을 얻기 위해 주로 재래종 토종닭을 길렀다. 그런 닭을 잡아 요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그만큼 귀한 손님을 대접한다는 의미가 컸다. 오랜만에 딸과 함께 온 사위에게 토종닭을 잡아 음식을 해 주는 것도 각별한 의미를 담은 상차림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은 뒤 토종닭은 달걀을 적게 낳는다는 이유로 사육농가가 급격히 줄었다. 일제강점기 때 양계업이 활성화되면서 일본에서 들여온 개량종에 한 번 밀려 난데다 6·25전쟁으로 인해 토종닭의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전쟁 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육계 전용종이 미국에서 수입되면서 재래종 토종닭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재래닭이 그나마 남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명감으로 재래닭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은 재래닭의 품종을 복원하고 닭고기 산업에 적합한 실용계를 생산하기 위해 199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축산기술연구소 대전지소에서 기초자원 수집과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1994년에는 농림부, 축산기술연구소, 양계협회, 서울대, 충남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재래닭 육용화 연구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보유한 토종닭 순계는 6계통의 재래종 토종닭부터 토착종 토종닭인 코니쉬, 로드아일랜드레드, 화이트레그혼 등 다양한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파주의 현인농원, 경상북도 영양의 닭실재래닭연구소 등에서 재래닭을 유전자원으로서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우리맛닭 생산용 원종
우리맛닭 생산용 원종

그럼에도 현재 순살치킨 등 우리나라 닭고기 산업은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키우고 유통하는 닭의 할아버지에 해당하는 원종계(씨닭)도 90% 이상 수입해 온다.

미국의 코브반트레스, 네덜란드의 아비아젠, 프랑스의 하바드 등 육종기업에서 수입해오는 종자는 마리당 약 4만 원에 달한다. 2018년에는 약 40만 7,000마리가 수입되었으니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한 셈이다.

문제는 해외 육종기업에서는 원종계의 한쪽 성별의 병아리만 판매하기 때문에 번식이 불가능하고 원종계를 1회용 처럼 한 번만 쓰니 도태할 수밖에 없었다. 수입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종계의 해외 예속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고, 유사시에는 식량 안보에 구멍이 뚫리게 된다. 이에 따라 고유 종자를 확보하고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것은 경제적인 면에만 한정되지 않고 식량 주권 및 안보적 측면 등 큰 의미를 가진다.

재래종 토종닭은 기름기가 적고 콜라겐이 풍부해 육질이 쫄깃하고 감칠맛이 좋으나 상대적으로 사육기간이 긴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만들어낸 토종닭이 우리맛닭이다. 순계로는 총 3가지 종자가 쓰였는데 빨리 성장하는 종자, 맛이 좋은 종자, 알을 잘 낳는 종자가 선발되었다. 성장이 빠른 수컷 종계와 맛이 좋고 달걀 생산이 많은 암컷 종계를 키운 뒤 이 둘을 교잡해서 맛이 좋고 성장이 빠른 토종닭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다.

2010년에 개발된 우리맛닭은 육질 유지는 물론 성장을 보다 빠르게 하는데 중점을 두어 개발했다. 현재 우리맛닭의 성장 속도는 종전 우리맛닭보다 30%가량 빠르며 육질이 더 부드럽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우리맛닭 개량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만큼 보다 다양한 목적에 맞춘 토종닭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숙제는 있다. 토종닭의 판로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토종닭 전문식당에서 백숙과 삼계탕으로 토종닭이 쓰이는 대부분의 수요가 여름에 집중된다. 많은 사람들이 계절과 상관없이 즐겨 찾는 치킨에는 대부분 수입산 육계가 사용된다. 수입닭은 토종닭에 비해 조직이 성글고 맛이 싱겁지만 가격이 싼 데다 시즈닝의 맛이 치킨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토종닭 업계는 제한적인 판로를 극복하고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토종닭을 위해 조리법 세미나와 마케팅 등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닭협회 홈페이지에서는 닭스테이크, 닭볶음탕 등 토종닭으로 만들 수 있는 20여 가지의 조리법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토종닭 종계와 실용계 종란을 키르기스스탄, 미안마,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수출한 것도 고무적인 사례이다. 한때 사라질 뻔했던 토종닭 개발과 소비 확대를 위한 노력으로 다시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기술이전 실시계약을 체결하여 전국 거점농장에 우리맛닭 종계를 분양했다. 각 농장으로 문의하면 종계로 생산한 우리맛닭을 분양받을 수 있다.

 

▶우리맛닭 병아리 구입은 어디서 어떻게

우리맛닭 : 파주 소래영농조합법인(031-964-2147), 안성 상수리숲농장(031-673-9945), 제주 복전농장(064-799-6772)분양한다. 또한 부안 우슬재황토촌농장(063-582-9436), 화순 블랙팜영농조합법인(061-375-3003), 창녕 한울타리영농조합법인(055-716-0771) 등이 종계 보급 거점농장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맛닭은 1일령 어린병아리와 백신 접종을 완료한 5주령 중병아리로 농장 사정에 따라 두 가지 형태로 분양하며, 위에 소개한 종계농장에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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