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홍배시인, 신작 시집 '라르게토를 위하여'

2022-07-02     윤수진 기자
배홍배시인의

 

배홍배시인 신작 시집 <라르게토를 위하여>가 나왔다.

시집의 제목 중 라르게토란 말은 음악의 속도를 가리키는 용어로
라르고보다 조금 빠르게란 뜻이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제2악장 무도회나 5악장 마녀들의 춤의 지정 속도다.

주옥같은 시편들 중에서 그 부분을 옮긴다.

<라르게토를 위하여>

이젠 끝내야 해 마주하는 방향으로
슘 쉬는 낯선 시간을
내일보다 월등한 오늘밤
춤을 더 추어야겠지, 라르게토

사랑의 무지개가 저무는 옷소매로
눈물을 훔칠 수만 있다면
너를 잊는 밤은 아름다워

붉고 외로운 태양을 증오하는
날들을 위하여
그녀가 외진 곳에서 눈부시게 운다

멀리 뇌성이 데려가는
마지막 오늘을
조용히 붙들 수는 없을까
부엉이보다 낮은 신음으로
그만큼만 뒤로
 밀리는 적의의 숲까진 다시 사람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