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산사태 결산, 헛다리 짚는 산사태 예방 정책
2020 산사태 결산, 헛다리 짚는 산사태 예방 정책
  • 임광안 기자
  • 승인 2020.10.15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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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지역 최대 규모 피해 전남 곡성 성덕마을… 산림 복구비용만 33.7억에 사망자도 5명으로 산사태 인적, 물적 피해 전국 최대

피해지역 중 산사태 취약지역 아닌 곳 91.3%에 사방사업 실시율은 2.4%에 불과해
국회의원 맹성규
국회의원 맹성규(홈피에서)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국회의원(인천 남동갑,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최근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여름 장마철 산사태 피해지역(복구사업 기준)은 전체 2,071개소로 피해 금액은 약 3,028억 2,976만 원에 달했다.

단일 피해지역으로 최대 복구금액이 발생한 곳은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선세리 산35번지다. 지난 8월 7일 산사태로 2020년 장마철 산사태 최다 인명피해(5명 사망)가 발생한 성덕마을 바로 윗산이다. 복구금액은 약 33억 6,733만 원으로 전체 피해 복구금액 대비 1.1%에 달했다. 피해면적은 5ha다. 이 곳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도, 사방사업이 실시되지도 않았다.

가장 많은 피해건수가 접수된 곳은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산582-1번지외 지역이었다. 피해면적은 0.83ha로 규모가 큰 편에 속하진 않았지만, 접수된 피해건수는 44건에 달했다. 이 곳은 산사태 취약지역엔 지정돼 있었지만, 사방사업은 실시되지 않았다.

예방지역과 실제 산사태 피해지역 간 괴리가 컸다. 장마철 산사태 피해지역 중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관리되지 않은 곳은 91.3%(1,891개소)였다. 보통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이 사방사업 실시의 근거가 되는데, 이 때문에 사방댐이 설치된 곳도 겨우 2.4%(49개소)에 불과했다.

한 번 구멍이 뚫린 곳은 피해가 계속 반복됐다. 산사태 피해지역 중 반복적인 피해가 발생한 곳은 916개소로 전체의 44.2%였고, 5건 이상의 다수 피해가 발생한 곳도 12.4%(257개소)에 달했다.

산사태 예보의 사각지대 피해도 컸다.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지만 예보가 아예 발령되지도 않았던 곳은 247개소로 전체의 11.9%였으며, 1ha당 평균복구금액은 약 3억 568만 원으로 산사태 피해지역 중 예보가 발령된 곳의 1ha당 평균복구금액 약 2억 4,284만 원보다 약 6,284만원(25.9%) 많았다.

피해 대비 예방의 지역별 편차도 심했다. 산사태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피해면적과 복구금액 기준 전국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충북(각 27.3%, 24.2%)이었고, 그 다음은 전북(각 21.1%, 23.7%), 경기(13.1%, 11.4%) 순이었다.

세 지역의 산사태 현장예방단원 인원(2019년, 산림청 관리소 포함)은 충북 94명, 전북 60명, 경기 88명으로 올해 장마철 산사태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서울(114명)보다도 그 수가 적었다. 산사태 취약지역 개소, 면적에 비해서도 이들 지역의 올 여름 산사태 피해 금액 및 면적 비중은 크게 높았다.

맹성규 의원은 “최근 산사태 피해를 살펴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정말 큰 피해가 발생하고, 과거 한 번이라도 산사태가 발생했던 곳은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산사태 피해 규모는 커지고 빈도는 잦아지고 있는데 산사태 예방 정책은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서 맹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산림청은 산사태 취약지역 조사 범위를 좀 더 확대하고 산림청 판단 하에 추가적으로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이 필요한 곳은 지자체에 권고를 내리는 등 더욱 빠르고 강한 예방책을 펼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방재 행정을 통해 부실한 산사태 예방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재난 대비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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