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무병묘 생산으로 지역 농업을 지키는 조직배양실
농촌진흥청, 무병묘 생산으로 지역 농업을 지키는 조직배양실
  • 윤희진 기자
  • 승인 2021.02.04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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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배양은 무균 상태에서 식물의 생장점을 채취해서 배지로 옮겨 완전한 식물체로 성장시키는 무병묘 생산기술이다.
조직배양은 무균 상태에서 식물의 생장점을 채취해서 배지로 옮겨 완전한 식물체로 성장시키는 무병묘 생산기술이다.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는 옛말이 있다. 새로운 농사의 밑천인 종자가 갖는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표현이다. 또 ‘모 농사가 농사의 절반이다’라는 말도 있다. 모가 농사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종자나 묘가 병에 걸렸다면 어떻게 될까? 작물의 품질과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고 농가 소득은 감소하게 될 것이다. 조직배양실은 식물의 생장점을 채취해서 바이러스나 병균이 없는 무병묘를 생산하고 있다. 이 무병묘를 지역 농가에 공급함으로써 우량 묘 확대 보급에 이바지하고 있다.

 

▷영양번식에 무병묘는 필수이다.

식물이 번식하는 방법에는 종자번식과 영양번식이 있다. 종자번식은 암수 수정을 통해 열매를 맺고 씨앗을 내어 그 씨앗으로 번식하는 방법을 말한다.

반면 영양번식은 씨앗을 심지 않고 식물체의 줄기나 잎, 눈, 뿌리 등을 이용해서 번식하기 때문에 자기 복제적인 특성을 지닌다. 그래서 어미 식물의 유전자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동일한 품종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어미 식물이 이미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감염되어 있다면 다음 세대의 작물도 당연히 바이러스나 세균이 전달되어 병이 발생된다.

무병묘는 병원성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지 않은 묘를 일컬으며, 모식물체의 영양 기관 중 병원균이 없는 생장점을 채취하고 배양하여 생산합니다. 무병묘를 이용하여 재배하면 품종의 특성이 제대로 나타나며 작물의 품질과 수확량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병묘를 만드는 조직배양 기술

식물체를 배지에 옮겨 심는 작업

영양번식 방법은 포기나누기, 접붙이기, 꺾꽂이 등으로 다양하다. 조직배양 기술도 영양번식 방법 중 하나다. 조직배양 기술이란 무균 상태에서 식물의 생장점을 채취해서 배지로 옮겨 완전한 식물체로 성장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묘가 바로 무병묘다.

우리나라 농업 현장에서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하여 만든 무병묘의 대표 작물은 감자와 고구마입니다. 특히 감자는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어 종구 퇴화가 심한 작물이다. 그래서 농가는 매년 씨감자를 구입하여 재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좋은 씨감자를 매년 안정적으로 확보해서 재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씨감자는 정부 보급종으로 공급되다가 2012년 이후 민영화되었다. 감자는 다른 작물에 비해 증식 배율이 낮아 씨감자를 생산할 때 많은 면적의 증식포가 필요하다.

그리고 단위 면적당 종구 소요량이 많고 무거워 대규모 저온 저장 시설이 필요하다. 매년 감자 재배 면적이 일정치 않아 감자 재배로 이윤을 내야 하는 민간 업체는 계획 생산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역 내 씨감자 공급의 안정성을 꾀하기 위해 조직배양을 통한 무병묘를 지속적으로 생산해서 공급하고 있다.

 

▷국산 품종 보급에 힘쓰는 조직배양실

시군농업기술센터에 있는 조직배양실은 그동안 무병묘 생산 및 공급을 통해 지역 농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감자와 고구마, 딸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생강, 화훼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작목의 무병묘 생산에 힘쓰고 있다.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이경희 지방농촌지도사는 말한다. "최근에 우수한 국내 육성 감자 품종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추백’ 무병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역 농가에 추백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 육성 품종 재배를 유도한 결과 완주군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추백을 선택해서 재배하는 농가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진율미 등 국내 신품종 고구마가 대규모 공급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봄부터 조직배양을 통해 고구마 무병묘를 대량으로 생산하였고, 현재 순화 과정 중에 있다. 겨울 동안 증식하여 올해 4월 고구마 거점재배 농가에 공급될 예정이다.

또한 지역의 특산품인 생강도 조직배양하고 있다. 생강은 조직배양을 통해 토종 종자의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의미가 크다. 매년 일정량을 농가에 공급하여 토종 생강의 재배 면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산 생강이 싼값에 들어오면서 종자를 따로 남기지 않고 수입 종자를 그대로 사용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이렇게 외국산 종자에 의존해 농사짓는 경우 안정적인 재배 면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수한 국산 종자를 더욱 발전시키고 널리 보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조직배양실도 농업인이 믿고 찾는 국산 우량종자를 더 많이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경희 지방농촌지도사는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종자 강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국내 육성 품종의 확대 보급에 더욱 노력할 계획입니다. 시군 농업기술센터 조직배양실을 통해 국내 육성 신품종의 무병묘가 널리 퍼지길 기대해 봅니다."라고 말했다.

 

▷과학영농의 산실 조직배양실 TIP

1. 조직배양실에서는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나요?

영양 번식 작물의 무병묘를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고 있습다.
특히 국내 육성 신품종을 확대 보급하는 최일선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다.

2. 무병묘 보급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주로 지역 내 품목 연구회를 통해 보급되며 개별 농가에도 분양 가능합니다.

3. 무병묘 이용료는 얼마인가요?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시군이 정한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취재 도움 : 이경희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조직배양실 063-290-3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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