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굴착 땅속배수기술로 논에서 밭작물 생산성 ‘쑥쑥’ 
무굴착 땅속배수기술로 논에서 밭작물 생산성 ‘쑥쑥’ 
  • 윤희진 기자
  • 승인 2021.10.14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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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분석결과, 농작물 수량 22.2% ‧ 농가소득 33% 향상 
침수 ‧ 과습 피해 해결… 굴착식보다 시공비용 67% 저렴 
트랙터 부착형 무굴착 땅속 배수관 매설기 개발(특허등록)
트랙터 부착형 무굴착 땅속 배수관 매설기 개발(특허등록)

논에서 밭작물을 침수나 과습 피해 없이 안정적으로 재배하기 위해 개발한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이 시범사업을 통해 농가에 보급되면서 ‘생산성 증대’와 ‘농가소득 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굴삭기 부착형 무굴착 땅속배수관 매설장치 개발(특허등록)
굴삭기 부착형 무굴착 땅속배수관 매설장치 개발(특허등록)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논 재배 밭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무굴착 땅속배수’ 신기술 시범사업(’18~’20년) 분석 결과, 평균 농작물 수량은 22.2%, 농가 소득은 33% 늘어나고, 기술에 대한 농가 만족도는 88%로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은 트랙터나 굴삭기에 매설기를 연결해 주행을 하며 땅을 파지 않고 땅 속 50cm 깊이에 배수관(물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 지하에 고랑을 파고 묻는 관)과 충전재(왕겨)를 묻는 것이다.

논은 벼 재배를 위해 물을 가둘 수 있도록 만든 농경지로, 밭작물을 재배할 경우 침수나 과습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땅을 파고 배수관을 묻는 굴착식보다 시공비용을 67% 줄일 수 있으며 흙을 깊게 뒤섞지 않아 땅의 수평을 깨트리지 않고 양분도 그대로 유지돼 언제라도 다시 논으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의 토양수분 개선 효과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의 토양수분 개선 효과

이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은 지난 2018년부터 신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논 타작물 재배단지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지난 3년(’18~’20년)간 17개소(71ha)에서 추진된 시범사업 분석결과, 농작물 수량은 콩(11개소) 14.2%, 옥수수(3개소) 8.3%, 감자(1개소) 19% 등 평균 2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 여름 긴장마로 강우량이 전년의 2배에 달해 습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해당 연도의 평균 수량이 약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땅속배수 기술의 효과를 증명했다.

* 연도별 콩·고구마·옥수수 생산량(kg/10a): 2019년(180, 1,679, 514), 2020년(147, 1,482, 587) 

실제로 논에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을 시공한 경기 여주 농가에서는 고구마 수량이 10a당 3,201kg로 농가 관행(1,263kg)보다 2.5배 이상 많았으며 경북 경주 농가에서는 콩 수량이 10a당 260kg으로 농가 관행(190kg)보다 1.4배 많았다.

농가 소득도 콩(11개소) 21.4%, 옥수수(3개소) 37.7% 등 평균 3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무굴착 땅속배수’ 신기술 시범사업은 올해 경기 평택, 강원 양양, 충남 태안 등 3개소(5ha)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 박기도 과장은 “무굴착 땅속배수 신기술 시범사업이 효과가 좋은 만큼 앞으로 정책 사업을 통해 농가에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경북 경주에서 2018년부터 논에 콩을 재배하고 있는 콩 작목반 최동식 대표는 “무굴착 땅속배수 시설을 설치한 후 물 빠짐 문제를 해결해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고 간편한 물 빠짐 관리로 노동력도 줄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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