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량과 품질을 떨어뜨리는 먹노린재, 생태와 방제 기술
벼 수량과 품질을 떨어뜨리는 먹노린재, 생태와 방제 기술
  • 윤희진 기자
  • 승인 2022.06.28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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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서식처 제거하고 암컷 알 낳기 전 어른벌레 수 줄여야

먹노린재는 일 년에 한 세대 발생한다. 논에 정착하는 초기 밀도가 한 해 농사의 피해 규모를 결정한다. 먹노린재의 초기 이동 시기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논으로 이동한 어른벌레가 알을 낳기 전인 7월 상순까지 개체 수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먹노린재 생태

먹노린재 성충

먹노린재는 노린재과에 속하며, 영명은 Black rice bug, 학명은 Scotinophara lurida (Burmeister)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필리핀, 대만, 인도, 동남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다.

성충은 진흑색이며 암컷의 길이가 9.3mm, 수컷은 8.5mm 정도이다. 알은 길이가 0.9mm 정도의 회백색 구형이다. 유충은 적갈색 내지 회갈색으로 다 자랐을 때 7.2mm 정도다.

 

벼 먹노린재 발생 소장
벼 먹노린재 발생 소장

낙엽 밑이나 죽은 잡초 속에서 성충 형태로 겨울나기한 먹노린재의 본답 이동 시기는 6월 초부터이며, 본답에서의 발생최성기는 7월 초순이다. 벼를 중심으로 한 화본과 작물이 기주인 것으로 추정된다.

월동 성충의 수명은 평균 27.2일이고, 평균 산란수는 30.7개로 최고 55개까지 알을 낳는다. 난괴로 산란하는데 난괴 당 알수는 12~16개이며, 2~3열로 산란한다. 알 낳는 위치는 벼 줄기의 수면 2~10cm 위에 주로 산란한다.

먹노린재 알 기간은 평균 4.3일이고, 유충 기간은 45.8일이다. 알은 7월 상순부터 8월 중순에 발견되고 발생최성기는 7월 하순이다. 또한, 새로 나온 성충은 8월 하순부터 수확기까지 발생하고, 발생최성기는 9월 중순이다.

 

● 먹노린재 발생상황

먹노린재는 과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2000년부터 문제 해충으로 언급되기 시작해 지금은 우리나라 거의 모든 벼 재배지에서 발생하고 있이다.

최근 5년간 발생 면적을 살펴보면 2017년 약 2.1만 ㏊에서 2020년 약 4.1만 ㏊로 2배가량 늘어났다가 2021년에는 약 0.5만 ㏊로 감소했다. (먹노린재 발생면적(ha) : ('17) 21,118 → ('18) 32,779 → ('19) 32,282 → ('20) 40,506 → ('21) 4,511)

하지만 비가 적게 내리고 기온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거나 방제에 소홀하면 언제든지 먹노린재 발생량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

 

● 먹노린재에 의한 피해

유충과 성충이 낮에는 벼 포기 아래 부위에서 줄기를 빨아먹고, 논둑 가까운 논 가장자리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외관상 이화명충 피해와 유사한 피해증상을 보인다.

피해 잎은 가로로 불규칙한 무늬가 생기거나 꺾어지고 속잎이 누렇게 말린다. 피해가 심한 논의 벼는 키가 작아지고 새끼치기가 억제되며 말라 죽는다.

지역적으로는 산간내륙지방이 평야지보다 발생이 많다.

벼 품종별로는 조생종이 가장 심하고, 그다음은 중생종인데 8월 중순 이후 화본과 잡초가 이삭패기 전에 이삭 팬 논에서 먹노린재의 침입과 번식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먹노린재는 흡즙성 구기(吸汁性 口器)를 가진 해충으로, 주로 이삭패기 전·후의 벼 이삭을 가해한다. 가해시기에 따라 피해양상이 다르다. 이삭 팬 직후에 피해를 받으면 쭉정이 또는 반쭉정이가 되고, 벼가 여물 때 벼알의 배유(胚乳)를 흡즙하므로 먹노린재의 구침에 찔린 곳을 중심으로 누런 반문이 있는 쌀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반점미라 한다.

반점미 피해를 주는 노린재의 종류

벼의 이삭을 빨아서 반점미(班點米)를 발생시키는 노린재류는 세계적으로 40여 종이 넘는다. 국내에서도 가시점둥글노린재, 배둥글노린재, 붉은잡초노린재, 흑다리잡초노린재, 미디표주박긴노린재, 흑다리긴노린재 등 10여 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린재류는 이른 시기에 벼로 이동하여 이삭패기 전에는 줄기에서 즙액을 빨아 먹고, 이삭 팬 후에는 벼 이삭을 흡즙하는 단식성 종과, 이삭패기 전에는 주로 잡초에 피해를 주고, 이삭 팬 후에 벼로 이동하여 벼 이삭을 흡즙하는 다식성 종으로 구분한다. 단식성 종에는 먹노린재가 있고, 다식성 종에는 대부분의 벼 가해 노린재가 포함된다.

 

● 먹노린재 방제 방법

경종적 방제

먹노린재가 자주 발생하거나 산기슭과 가까운 논둑 주변의 크게 자란 풀이나 잡초와 같은 중간서식처를 제거해 먹노린재 침입을 우선 차단해야 한다.

화본과 잡초가 죽은 뒤인 6월 이후에는 먹노린재는 불안정한 먹이 조건에서 생활하게 된다. 7월 중순부터는 피가 이삭패기 시작하며, 8월부터는 화본과 잡초의 출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먹노린재는 이와 같은 잡초에서 번식한다. 그래서 화본과 잡초가 출수하기 전에 출수하는 논은 불안정한 먹이조건에서 생활하고 있던 먹노린재의 이동과 번식의 장소가 된다.

약제 방제
약제 방제

논둑 가까이에 놓아둔 메워심기용(보식용) 모에도 서식할 수 있으므로 잘 살피고 먹노린재가 발견되면 약제를 뿌린다. 먹노린재 몸에 약액이 묻지 않으면 방제 효과가 매우 떨어지므로 약액이 흘러내릴 정도로 충분히 처리해야 한다.

먹노린재 방제적기는 월동성충의 이동 최성기인 6월 하순과 7월 초순이다. 잡초를 제거하여 벼 하부에 햇볕이 잘 들도록 하고, 산기슭 가까이에 있는 논을 중점으로 예찰를 실시하고, 월동한 먹노린재 이동이 확인되면 적용약제를 살포하여 확산을 막는다.

논에 침입한 암컷 한 마리가 20여 일 동안 평균 30개의 알을 낳고 알에서 깬 어린 벌레들이 또다시 벼를 빨아먹으므로 암컷이 알을 낳기 전인 7월 상순까지 예찰과 방제에 특별히 힘써야 한다.

이삭패기 전·후 신세대를 대상으로 주당 5마리 이상이 되는 논은 적용약제를 살포하여 8월 말 최성기의 밀도를 떨어뜨린다.

먹노린재는 작은 충격이나 소리에도 숨는 습성이 있으므로 약제를 살포할 경우 벼 줄기 아랫부분 뿐만 아니라 논둑과 배수로의 잡초까지 방제해야 한다. 약제는 먹노린재에 등록된 약제를 사용하되 계통이 다른 약제를 교대로 살포해야 한다. 특히 마을 단위로 일제히 공동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먹노린재 방제 약제는 현재(2022년 5월) 벼에 54품목이 등록돼 있다.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사용 시기와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작물기초기반과 서보윤 063-238-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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