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봉초 김희숙 교사 시인
2019 부산일보 신춘문예당선 시조
MPD(다중인격장애) 김나비-필명
포르말린 가득 찬 유리병을 본 적 있니?
시간을 베고 누운 병 속의 표본처럼
내 몸속 수많은 사람 보관되어 있지.
네모난 구멍들이 뚫려있는 몸통에
각진 불이 켜지는 한밤이 찾아오면
사람이 꿈틀거리는 유충처럼 보이지.
몸속엔 살인범도 그를 쫓는 형사도 살지.
술병의 병목 부는 나팔수도 하나 있지.
심장엔 물방울 같은 아이들이 뛰어 놀지.
바람이 어깨 펴고 옆구리를 치고 가면
철커덕 휘청이며 키를 높이 세우지
가슴에 현대아파트 이름표가 반짝이지.
원봉초 김희숙교사
다중인격을 갖고 살아야만하는 복잡한 현대인의
일상을 아파트에 비유한 시조입니다.ㅡ작가의 말
# 원봉초 남순화 교장선생님 페이스북 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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