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작물 고온 피해 막는 ‘저온성 멀칭 필름’개발
약용작물 고온 피해 막는 ‘저온성 멀칭 필름’개발
  • 윤희진 기자
  • 승인 2022.09.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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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 겉면 온도 15~30℃ 낮춰주고, 일천궁 고사율 76% 감소시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김용일  043-871-5671

최근 약용작물 고온 피해로 인해 좀 더 서늘한 기후를 찾아 주산지를 떠나 강원도 산간지대로 옮겨가며 일천궁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기, 관수시설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먼 곳을 이동하며 재배하다 보니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이런 이상기상으로 인한 영농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산업체와 공동으로 밭에 덮는 저온성 멀칭 필름을 개발했다. 신소재 필름을 활용한 저온성 멀칭 필름의 개발은 국산 약초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다.

 

● 저온성 필름 개발 필요성

일천궁과 참당귀는 미나리과 여러해살이 초본식물로 예부터 보혈기능이 있어 부인병 치료제로 활용되었다. 일천궁은 영양, 제천, 참당귀는 영양, 제천, 진부 등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일천궁과 참당귀는 30℃ 이상의 기온이 지속될 경우 고온 피해를 보기 쉬워 진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해마다 크고 작은 고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약용작물 작목별 고온 피해 상황 (2018, 폭염)

피해 심한 작물(일천궁)     피해 심한 작물(참당귀)    피해 심한 작물( 백수오) 
   피해 중간 작물(지황)       피해 중간 작물(황기)      피해 중간 작물(일단귀)

농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흑색 멀칭 필름은 밭작물을 재배할 때 두둑 표면을 따뜻하게 해서 식물이 빨리 자랄 수 있도록 봄철 작물 생육을 돕고 잡초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철에는 지나치게 열이 많이 나는 단점이 있다.

특히 더위가 한창일 때 필름을 덮은 밭두둑의 겉면 온도는 60~70℃까지 올라 일천궁과 참당귀처럼 고온에 약한 약용작물은 말라죽기 쉽다. 실제로 불볕더위가 이어진 2018년에는 자체 조사한 약용작물 105개 재배지 중에서 이들 작물의 경우 40~70%가 말라 죽는 피해를 봤다.

참당귀, 작약, 백출, 일천궁, 오미자 등 고온 피해가 큰 작물은 심한 경우 재배지의 고사율이 약 40~70%에 이를 수 있다. 일당귀, 황기, 지황, 맥문동, 도라지 등은 고온 피해가 중간인 작목들로 심한 경우 재배지 고사율이 약 10~37%에 이를 수 있다.

 

● 저온성 필름과 기존 흑색 필름 비교

기존(흑색 필름)                          개발(저온성 필름)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드는 기존 검은색 필름과 달리, 새로 개발한 저온성 필름은 폴리에틸렌(PE)과 탄산칼슘, 이산화규소 등을 이용한 복합 재질의 필름이다.

기존 필름이 검은색이 많은 이유는 빛 투과율을 떨어뜨려 잡초를 억제하려는 목적이 컸다. 새로 개발한 필름도 잡초 억제를 위해 속은 검은색으로 만들고, 열 흡수를 낮추기 위해 겉은 흰색인 형태로 제작했다.

이 필름은 기존 검은색 필름보다 공기가 잘 통하고, 빛 반사율과 열 차단 기능이 우수하다. 또한, 수분이 밖으로 증발하게 함으로써 밭두둑의 높은 온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저온성 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여름철 한낮(오후 1~3시 측정)의 두둑 표면 온도를 최대 15~30℃, 토양 온도를 최대 7~9℃ 정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2시를 전후로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더 컸다.

 

● 저온성 필름 효과

※ 연구진이 저온성 필름을 이용해 고온에 취약한 일천궁을 3년에 걸쳐 재배한 결과, 생육상태가 안정적인 것을 확인했다

고온으로 인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일천궁 주산지인 경북 영양, 충북 제천보다 한 해 평균 기온이 약 1~2℃ 정도 높은 충북 음성에서 비교 실험했을 때도 저온성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이 기존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보다 초장이 약 32% 정도 더 길었다.

반면, 말라 죽는 비율(고사율)은 기존 필름 62.7%에서 저온성 필름 14.8%로 약 76.4% 감소해 이상고온에도 안정적으로 약용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례) 저온성 필름을 활용해 일천궁을 재배하는 전병기 농업인(충북 제천)은 기존 필름과 비교해 보니 여름철 고온 피해가 확실하게 줄었고 생육 개선 효과도 있었다. 일천궁은 “고온이 심하면 밭 전체가 말라 죽는 피해를 볼 수 있는데 새 필름을 활용하면 안정적인 작물 생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라고 말했다

 

● 금후 저온성 필름 확대 공급 계획

 ○ 기존 필름과 저온성 필름을 이용한 일천궁 재배

기존(흑색 필름)                             개발(저온성 필름)

농촌진흥청은 필름 제조 방법을 특허 출원했다. 앞으로 소재의 경제성과 내구성을 높여 약용작물뿐 아니라, 고온에 취약한 원예ㆍ식량작물로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특허출원명 : 고온경감 효과가 우수한 농업용 다공성 합지필름(505-81-41257)

국립원예특작과학원약용작물과 김용일 043-871-5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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