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어린이 농업농촌 글짓기 공모전 당선작 발표
농촌진흥청, 어린이 농업농촌 글짓기 공모전 당선작 발표
  • 윤희진 기자
  • 승인 2022.11.2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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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함을 심은 내 유기농 텃밭’ 등 15점 선정…12월 시상식
농촌진흥청 전경 (C)코리아일보
농촌진흥청 전경 (C)코리아일보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제13회 우장춘 박사를 아세요? 어린이 농업․농촌 글짓기 공모전’ 심사 결과, 총 15개 작품(대상 1점, 최우수상 1점, 우수상 3점, 장려상 10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육종학자이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초대 원장인 우장춘 박사의 업적을 기리고, 어린이들에게 농업과학의 중요성과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마련한 이번 공모전은 지난 7월 27일부터 10월 28일까지 3달간 실시했다.

농촌진흥청은 접수 작품 44점 가운데 내·외부 전문가(4명)와 국민평가단(1명) 심사를 거쳐 당선작 15점을 선정했다. 작품의 독창성, 표현력, 내용 적합성을 중심으로 심사했고, 어린이의 시각에서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생각과 경험이 잘 드러나거나, 미래 농업에 대한 상상력과 고민을 풀어쓴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상은 텃밭 가꾸기의 설렘과 흥분, 텃밭 체험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이야기를 잘 표현한 엄규영(서울탑산초) 학생의 ‘건강함을 심은 내 유기농 텃밭’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미래 농업 발전에 대한 상상과 문제점을 독창적으로 표현한 김나예(중일초) 학생의 ‘2200년’이 뽑혔다.

우수상은 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담백하게 풀어낸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외할머니의 호박고구마(송현초, 이주아)’와 종자 개량에 대한 고민을 담은 ‘내가 우장춘 박사라면 어떤 종자를 개량할까(전주만성초 김은아)’, 자신의 농사 체험을 생생하게 표현한 ‘6년차 농부의 달콤쌉살 체험기(금남초, 안시영)’가 선정됐다.

공모전 시상식은 12월 중 열릴 예정이며, 수상작은 홍보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 제13회 어린이 농업․농촌 글짓기 공모전 수상자 명단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지원 원장은 “이번 공모전은 어린이들이 농업과학의 가치를 배우고 농업, 농촌과 가까워지는 좋은 기회가 됐다.”라며, “미래 발전의 원동력이자, 소중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에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대상을 받은 서울탑산초등학교 엄규영 작  '건강함을 심은 내 유기농 텃밭' 전문이다.

와!! 당첨이다.!!!

아침부터 파란 하늘이 더 새파랗게 질릴 것처럼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우리아파트에 새로 생긴 텃밭을 분양하는 날이라 이 텃밭에 당첨이 되어서 신이 난 동네 분들의 목소리였다.

나는 서울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아파트에는 창밖을 쳐다보면 이웃과 눈이 마주칠 염려는 하나도 없이 넓은 시야가 확보되어 있고, 멀리 가지 않아도 아파트 단지 안에 신나게 달리면 비록 먼지가 깨알같이 흩날리기는 하지만, 농구장도 있고 놀이터도 3개나 있다.

그리고 푸른 숲속의 새들이 종알종알 담소를 나누듯이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오래된 멋진 나무들도 많이 있다. 그 사이에는 몇 년 동안이나 방치된 모래가 잔뜩 섞인 공터가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 공터를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활용을 하려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이 공터를 20개의 미니 개인 텃밭을 만들었고 신청자를 받아 곧 추첨을 시작했다. 나도 떨리는 마음으로 이 밭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참가 신청을 했다. 한 시간에 가까운 추첨시간에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내 심장은 밖으로 빠져나갈 듯이 두근두근 거렸다.

드디어 당첨! 나도 당첨이 되었다.

나는 정말 엄청 신나서 발을 콩콩 구르며 나도 모르게 “와! 나도 당첨이다!”라고 크게 외쳤다. 그 날부터 우리 동네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얼굴도 모르는 이웃 분들을 밭에서 만나서 밭 이웃사촌이 되었다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밭에 어떤 작물을 심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와 자연산 거름과 농약 없는 유기농 농법에 대한 지식까지 대화 주제는 끊임없는 홍수를 이루었다.

우리는 우선 가장 손이 덜 간다는 쪽파를 심었다. 그리고 옆에는 열무와 청경채도 심었다. 나는 유치원 다닐 때 소풍으로 농촌에 가서 고구마 캐기와 딸기 따기 체험들을 해 본적은 있었지만, 처음부터 밭을 갈고 흙에 영양을 주기 위해서 삭힌 커피 가루를 뿌리고 씨를 뿌리고 물도 며칠 동안 받아서 밭작물이 좋아하는 물을 만들어서 주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처음 해 보게 되었다.

이렇게 두 달 정도 지나자 우리 밭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마음 편안하게 감상하는 명화를 보는 듯 한참동안이나 밭을 쳐다보고 뿌듯하게 미소를 지으며 밭 근처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부터 밭작물이 모두 다 잘 자라지는 않았다. 나는 세 개의 이랑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 한 이랑은 새싹이 올라오자마자 거의 새가 다 뜯어 먹었다. 나는 재미로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더불어 같이 먹자는 마음으로 새도 먹고 고양이도 뜯으며 치아를 갈아도 그리고 비가 많이 와서 밭작물이 쓰러져서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에도 처음에는 전혀 속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농부라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속상할 것 같았다. 나는 매일 아침이면 학교에 가기 전에 밭에 들려 밭작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어디가 많이 아프지는 않은지 목은 마르지 않은지를 체크하는 습관이 들게 되었다. 이렇게 매일 내가 키우는 밭작물들을 돌보기에 마음을 많이 쓰다 보니 농부들의 마음을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사실, 요즘의 어린이들처럼 나도 역시 야채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야채로 만든 음식을 해 주실 때면 몰래몰래 작은 야채 한 조각까지도 골라내느라 눈치를 보는 일이 많았다.

나는 그리고 피자, 햄버거, 자장면 같은 밀가루 음식들을 좋아해서 많이 먹었다. 내가 더 어렸을 때에는 내가 밥을 정말 잘 안 먹는 아이라서 내 나이에는 최소한 8숟가락 이상은 먹어야 한다는 정보에 어머니께서는 늘 내가 몇 숟가락을 먹었는지 세는 일이 당연하게 느껴지셨다고 하셨다. 보통은 8숟가락에서 최고 많이 먹어봤자 12숟가락만큼의 양을 먹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속상하시지만, 어머니께서는 나를 두 끼를 굶긴 적이 있으셨는데 소아과 의사선생님께서는 이런 아이들은 그냥 좋은 음식으로 골라서 주려고 애쓰지 말고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 아무거나 주어야 한다고 말씀에 유기농 야채와 과일과 기름기 적은 소고기나 닭고기 대신 밀가루로 만든 빵과 피자와 같은 음식들은 주기 시작하셨다. 나는 곧 이 음식들이 익숙해졌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이러한 음식들은 더 엄청 많이 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지 내 몸은 자꾸만 가려움증이 올라왔다. 밤에도 간지러워서 잠을 못 자는 적이 많았고 몸에 벌레가 꿈틀꿈틀 기어 다니는 것처럼 느낌도 좋지 않았다. 내 피부도 마치 닭 껍질을 튀겨 놓은 것처럼 거칠거칠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시간들이 지속되자 나와 어머니께서는 뭔가 이대로 약을 먹으면서 버텨보는 것은 뭔가 잘 못 된 것 같다는 상의를 하고 유기농 식단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시기쯤에 신기하게도 텃밭 분양소식이 들려왔고 나는 직접 유기농 채소를 기르고 먹어보기로도 마음먹었던 것이다. 다행이도 밭에서는 우리가 먹을 만큼 이상의 수확물들이 쑥쑥 잘 자라났고 어린 새싹을 처음으로 수확해서 열 번이 넘게 흙을 털어가며 깨끗하게 씻어서 어머니와 함께 요리에 참여했다. 우리는 열무 새싹으로 된장국과 비빔밥을 만들었다. 처음이라서 나는 소량을 섞어서 먹어보았다. 내가 키우고 만들어서인지 맛이 괜찮은 것 같았다.

이렇게 나는 서서히 나의 음식들은 유기농 야채와 과일이 가득한 골고루 영양을 채울 수 있는 식단으로 바꾸어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어느 새 나는 야채와 과일을 거부하지 않게 되었고 더 이상 내 피부를 긁느라 밤잠을 설치지 않아도 되었다. 비록 내 피부가 지금은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먹는 것이 곧 내가 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점점 사람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환경이 파괴되고 동식물이 많이 죽어가고 수많은 종들이 멸종되어 가고 있다고 들었다. 이러다가 미래에는 정말 식량이 없어서 벌레를 가공한 식품들을 먹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끔찍했다. 제발 그런 미래는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는 내 텃밭을 더 정성껏 가꾸기 시작했다. 싹이 나고 난 후 여러 번 솎아 내어야 잘 자란다는 동네 어르신들 말씀에 밭작물을 솎아 내는 날에는 그것을 동네 분들에게도 나누어 드리며 ‘이제 서로 더 건강해지겠구나!’라는 생각에 왠지 더 마음이 뿌듯해졌다.

‘우리가 편하게 돈만 주면 사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라는 생각과 더 맛있는 음식들이 훨씬 많은데 왜 이런 음식을 꼭 먹어야만 하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이 정말 밭작물을 키우고 먹으면서 많이 바뀌었다. 다음에는 동네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나처럼 야채를 싫어하는 반 친구들을 내 텃밭에 초대해서 서로의 건강을 위해서 함께 밭작물도 가꿔 보고 설명도 해 주고 나눠 먹어봐야겠다.

오늘 아침에 텃밭 위에서 바라본 햇살은 마치 높고 높은 파란 하늘에 위에서 신나게 춤추는 산들바람과 함께 방긋 웃으며 이런 나의 마음을 응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친구들아! 곧 내 텃밭으로 초대할게~ 우리 멋진 변화를 마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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