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매개벌 생존 기간 늘리고 농가 소득 키우는 ‘스마트벌통’
화분매개벌 생존 기간 늘리고 농가 소득 키우는 ‘스마트벌통’
  • 윤희진 기자
  • 승인 2023.02.16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효과적인 온도·습도 관리로 꿀벌 활동량 1.6배, 생존 기간은 65% 늘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스마트기술을 적용해 작물 재배 농가에서 꿀벌, 뒤영벌 등 화분매개벌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했다.

       ※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 개발

            ○ (활동량) 이미지 심화학습(딥러닝) 기술로 벌의 활동량 계산, 벌의 상태 파악

화분매개벌은 농작물 생산을 위해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 수정을 돕는 벌로 꿀벌, 뒤영벌 등이 있다.

스마트벌통은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에 꼭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한 해 평균 61만 개의 화분매개용 벌통이 농작물 수분에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딸기, 토마토 등 시설 과채류에서 화분매개벌 사용률은 67%에 달한다.

화분매개는 농작물 생산에 꼭 필요한 과정이며, 화분매개벌의 생존 기간과 활동은 농작물 생산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벌을 효과적으로 화분매개에 활용하려면 벌통 내부를 벌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유지하고 먹이를 관리해줘야 한다.

지금까지 화분매개벌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작물 재배 농가들은 벌 관리가 생소하고 정보도 부족해 비닐온실(하우스)에 벌통을 가져다 놓은 후 별도 관리 없이 벌을 화분매개에 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효율적인 벌 관리를 통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여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농가 지원방안이 필요해졌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18년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0년 첫 스마트벌통을 개발한 후 여러 차례 농업 현장에 적용해 그 기능을 개선했다.

       ※ 스마트벌통 구성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벌통에 각종 감지기(센서)를 적용해 벌통 내부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한다.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꿀벌)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꿀벌)

불볕더위일 때는 벌통 내부 온도 감지기(센서)와 연동된 환기팬이 자동으로 켜져 벌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온도는 2~3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500ppm까지 낮추게 된다. 한파 때는 감지기(센서)와 연결된 열선 판이 작동돼 벌통 온도는 28~32도(℃), 습도는 60% 내외로 유지한다.

이와 함께 감지기(센서)로 수집된 온도‧습도 등 환경정보, 벌통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벌의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이미지 심화학습(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벌의 활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들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에게 실시간 제공되며, 벌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벌 상태를 점검하고 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벌을 교체할 수 있다.

이 벌통을 토마토와 딸기 시설재배 농가에 적용한 결과, 여름철 비닐온실에서 벌의 활동량은 시간당 평균 9마리에서 14마리로 1.6배 많아졌으며, 겨울철 비닐온실에서는 벌의 생존 기간이 105일에서 173일로 68일이 늘어났다.

       ※ 스마트벌통 종류별 차이점 비교

또한, 여름철 토마토는 과일이 맺히는 비율이 15% 높아져 1,000㎡ (약 300평)당 100만 원의 수익을 더 올렸다. 겨울철 딸기는 상품이 되는 과일의 비율이 기존보다 6% 높아져 1,000㎡당 117만 원의 수익을 더 낼 수 있었다.

올해 8개 시군에 200여 개 벌통 시범 보급, 앞으로 적용 확대한다.

농촌진흥청은 스마트벌통의 원천기술을 특허출원, 등록하고 기술이전 했으며, 올해 8개 시군에서 ‘화분매개용 디지털벌통 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해 200여 개의 벌통을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앞으로 딸기, 토마토와 같은 시설 재배작물 이외에 노지 작물, 지능형 농장(스마트팜)의 과채류에도 스마트벌통을 적용해 농작물 생산성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기술을 개선해 일반 양봉용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승돈 원장은 “최근 벌 개체 수가 줄면서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번 기술로 작물 재배 농가도 손쉽게 벌을 관리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이고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앞으로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해 스마트양봉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는 한편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에 일조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 사용에 대한 Q&A

Q1

벌이 농작물 생산에 어떠한 도움을 주나요?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농작물은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묻어 꽃에서 밑씨가 생기면서 과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벌은 꽃가루를 암술에 묻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데 이를 화분매개(花粉媒介, pollination)’라고 합니다.

농작물의 화분매개에 쓰이는 벌은 꿀벌, 뒤영벌 등이 있으며 이들의 사용률은 딸기, 수박 등을 비롯한 12개 주요 시설 과채류의 67%, 한 해 61만 개의 벌통이 이용됩니다. 특히 겨울철 딸기는 화분매개를 해주는 벌이 없으면 열매를 맺지 못해 딸기 생산에 차질이 생깁니다.

 

Q2

이미지 심화학습(딥러닝)이 어떤 기술이며 벌의 활동을 어떻게

측정하나요?

이미지 심화학습(딥러닝)(Image deep learnig)은 기계학습의 일종으로 수많은 사진이나 그림과 같은 이미지에서 특정 패턴을 발견하고 원하는 사물을 판별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기술입니다.

스마트벌통에 쓰인 이 기술은 벌들이 벌통에서 들어가고 나오는 수만 장의 사진에서 벌의 색깔과 모양을 통해 벌을 판별하고, 0.1초 동안 벌의 움직임의 변화에 따라 벌이 들어가고 나오는 행동을 계산하여, 사용자가 설정한 시간 동안에 벌통에서 출입하는 전체 벌의 수를 알려줍니다.

이 기술로 관찰한 값과 실제 눈으로 관찰한 값이 평균 80% 이상, 최대 93.6%의 일치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여기서 수집되는 데이터로 벌이 화분매개 활동을 하는 수를 74% 확률로 예측할 수 있어 향후 벌의 활동에 따라 작물의 생산량을 예측하는 기술이나 벌의 병 발생 여부, 벌통의 교체 시기 판단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Q3

현재 스마트벌통은 얼마나 보급되어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보급을 확대할 것인가요?

현재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시작기까지 개발된 상태로 완전히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4개 산업체에 기술이전이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신속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화분매개용 디지털벌통 기술 시범사업을 올해부터 8개 시군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본 시범사업으로 약 200여 개의 벌통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며, 3년 동안 약 1,000여 개의 벌통을 보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Q4

스마트벌통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벌에게 영향을 주지 않나요?

봉군 붕괴 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로 송전선 또는 휴대전화에 의한 전자파가 주목되어 여러 차례 연구가 된 바 있으나, 전자파가 꿀벌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술은 제어장치는 벌통 바깥에 있고, 벌통 내부에는 센서만 들어가는 구조로 전자파의 영향은 미미하며, 농가 실증연구에서도 스마트벌통을 적용한 후 벌들의 활동 감소나 생존 기간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Q5

스마트벌통을 설치할 때 농가에서 별도로 필요한 조건(설비)

무엇인가요?

스마트벌통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닐온실에 220V의 전기시설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기본 방수 처리는 되어있으나 물이 직접 떨어지는 곳에는 설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벌통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벌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설에 WiFi와 같은 무선인터넷이 필요합니다.

 

Q6

해외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나요? 그렇다면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해외에서 스마트벌통은 소규모 신생기업 중심으로 8~9개의 업체가 산업화 중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양봉농가에 벌통 내부 상황을 모니터링해주는 서비스이며 화분매개를 주목적으로 한 상업용 스마트벌통 서비스는 이스라엘의 ‘BeeHero’라는 스타트업 업체가 유일합니다.

BeeHero의 스마트벌통은 대규모 아몬드 재배와 같은 노지 작물의 화분매개에 적합했지만, 이번에 개발한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시설작물에 적합하게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벌의 활동을 측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BeeHero의 스마트벌통은 레이저 카운터 방식,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딥러닝 방식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센서로 화분매개하기 적합한 벌의 상태를 알려주는 부분은 같습니다.

특히, 뒤영벌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아직 서비스하는 해외업체가 없습니다.

 

Q7

뒤영벌 스마트벌통과 꿀벌 스마트벌통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꿀벌 스마트벌통은 딸기 등의 화분매개를 위하여 벌무리를 4개월 이상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기능이 핵심이지만, 뒤영벌 스마트벌통은 1~2개월 이내에 벌통 내부 환경(온도, 환기)을 제어하여 벌의 활동성을 높이는 것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벌의 화분매개 활동을 증대시켜 농작물 생산성을 높이고 벌무리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빠르게 벌을 교체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능은 같습니다.

 

Q8

연구개발 결과의 활용방안과 기대효과는?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을 적용해 이상기상 상황에서도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등을 통하여 농가에 적극적으로 보급할 계획입니다. 또한, 시범사업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적극 수용 개선하고, 스마트벌통의 원천기술을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 하여 산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시설재배작물뿐만 아니라 사과, , 키위 등과 같은 노지 작물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스마트팜 시설에 적용해 농작물의 생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겠습니다. 그리고 스마트양봉으로 확장을 위해 채밀용 양봉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선을 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면 이상기상에서도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향후 스마트양봉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