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틸렌, 탄산칼슘, 이산화티타늄 등 이용한 복합재질
최근 빈번한 이상고온으로 인한 작물 생육 피해를 줄이기 위해 좀 더 서늘한 재배지를 찾아 산간지대로 옮겨가며 일천궁 등 약용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기·관수시설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먼 곳을 이동하며 재배하다 보니 농작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로 인한 영농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작물 재배지의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저온성 멀칭 필름을 개발했다.
이상고온이 오더라도 작물 생육을 안정시켜 국산 약초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저온성 필름을 소개한다.
● 이상기상으로 인한 약용작물 고온 피해
○ 약용 작목별 고온 피해 상황 (2018 폭염)
농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흑색 멀칭 필름은 밭작물을 재배할 때 두둑 표면을 따뜻하게 해서 봄철 작물 생육을 돕고 잡초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지나치게 온도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특히 더위가 한창일 때 필름을 덮은 밭 두둑의 겉면 온도가 60~70℃까지 올라 고온에 약한 작물은 말라죽기 쉽다.
실제로 불볕더위가 이어진 2018년에는 자체 조사한 약용작물 105개 재배지 중 참당귀, 작약, 백출, 일천궁, 오미자 등 고온 피해가 큰 작물의 경우 10~70%가 말라 죽는 피해를 봤다.
● 기존 흑색필름과 저온성 필름의 비교
여름철 한낮 두둑 표면 온도 최대 15~30℃ 낮춰, 말라 죽는 비율 - 기존 필름 62.7%·저온성 필름 14.8%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드는 기존 흑색 필름과 달리, 새로 개발한 저온성 필름은 폴리에틸렌(PE)과 탄산칼슘, 이산화티타늄 등을 이용한 복합재질의 필름이다.
이 필름은 잡초를 억제하기 위해 속은 검은색으로 만들고, 열 흡수를 낮추기 위해 겉은 흰색인 형태로 제작하였으며, 기존 검은색 필름보다 공기가 잘 통하고, 빛 반사율과 열 차단 기능이 우수하다.
또한 수분을 밖으로 증발하게 함으로써 밭 두둑의 온도를 더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저온성 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여름철 한낮의 두둑 표면 온도를 최대 15~30℃, 토양 온도를 최대 7~9℃ 정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2시를 전후로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더 컸다.
이 필름은 2020년과 2021년에 국내 및 해외 특허출원을 하였고, 2021년에 산업체에 기술이전 하였다.
● 저온성 필름의 생육 안정 효과
○ 흑색필름
○ 저온성 필름
고온으로 인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일천궁의 주산지인 경북 영양, 충북 제천보다 한 해 평균 기온이 약 1~2℃ 정도 높은 충북 음성에서 비교 실험을 한 결과, 새로 개발한 저온성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이 기존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보다 초장이 약 32% 정도 더 길었다.
반면 말라 죽는 비율(고사율)은 기존 필름 62.7%에서 저온성 필름 14.8%로 감소해 이상고온에도 안정적으로 약용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앞으로 보급 계획
저온성 필름은 2023년부터 약용작물뿐만 아니라 고추냉이, 고랭지배추, 비트, 라벤더 등 기후에 민감한 여름 재배 원예작물들에도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2024년부터는 저온성 필름과 ICT 물 관리 기술을 접목한 신기술보급사업 (저온성필름 이용 스마트 노지환경조절 기술시범)도 진행할 예정이다. 저온성 필름의 개발은 어느 정도 경제성 있는 범위 내에서 노지 재배지의 온도를 낮출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향후 다양한 스마트기술들과의 융합을 통해 온실재배의 전유물이었던 ‘환경조절 기술’을 노지 재배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료출처=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약용작물과 김용일 043-871-5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