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여보게 - 문신진 시인
시 읽는 세상] 여보게 - 문신진 시인
  • 코리아일보
  • 승인 2023.09.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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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문 신 진

여보게
이제 우리가 머물러야 할 바다가 보이네
불가사리 같은 성과
흰 모래 언덕 위에 붉게 타오르는 해당화
향기속에 지친 몸을 내려 놓으시게 이쯤에서
사는게 힘들고 세상일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냥 받아들이기로 하세
비, 눈 내리고 바람 세차다고 불평하는 바다를 보았는가
거친 자연을 끌어 앉고 다독거려 잠들게 하는
포용의 바다를 설마 잊지는 않으셨겠지
지친 마음과 두 방망이 치는 가슴을 내려놓게나
바람도 파도도 소리를 낮추고 마음을 풀고 있지 않는가
밤늦도록
자네를 뒤척이게 하던 것이 무엇인가는 굳이 묻지않겠네
우리는 꿈을 꿔야하고 앞으로 나아 가야만하네
모래 언덕에 모두 일어서 자네를 반기는 해당화의 수줍은 마음이나
줄줄이 늘어선 해송이 허리를 굽혀 
귓속에 말을 하는 것을 외면하지 마시게.

사진 = 윤수진 기자
사진 = 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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