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베어낸 파도를 등에 지고 내륙 깊숙이 들어온 고래가 비취색 살 냄새를 그리워하오
피가 도는 비린내를 찾아 떠난 극지의 바다 떠돌던 유빙의 행적은 이미 사라지고 없소
바다 위에 종족의 문양을 그리는 고래의 꼬리는 과거의 시간 속으로 나를 끌고 가오 - 김양숙 시 중 일부
세상의 진실이나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찾는 길은 우리의 삶에 각인된 슬픔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기억하는 일이다. 김양숙의 시들은 슬픔이라는 우리의 근본적인 정서를 불러낸다. 그리고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로 변화시켜 다시 기억 속에 각인시킨다. 그래서 슬픔과 함께했던 과거의 시간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든다. 그가 시를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 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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