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 5개월 이상 내역봉(어린벌) 양성 봉군 사용, 수박 - 2주 정도 외역봉(성숙벌) 양성 봉군 사용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시설 과채류 중 가장 큰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차지하는 수박과 딸기는 주로 겨울을 거쳐 봄까지 생산되는 작물이면서 열매가 맺힐 때 화분 매개용 꿀벌의 의존도가 가장 큰 작물이다.
특히 딸기는 100% 벌에 의존해 과실이 생산된다. 수박의 경우 화분 매개용 꿀벌의 의존도가 92%에 이른다. 2023년 겨울과 봄에도 꿀벌 무리 감소 피해가 보고되면서 수박과 딸기와 같은 화분 매개용 꿀벌의 의존도가 높은 농작물의 생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분 매개용 꿀벌의 올바른 관리를 통해 벌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 사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화분 매개에 이용되는 벌의 생태적 특성
벌통을 단지 비닐하우스에 가져다 놓는 것으로 효과적인 수분(受粉, Pollination)이 되긴 어렵다. 벌의 생태적인 특성과 작물의 개화생리 등이 동시 고려되어야 한다.
태어난 지 2주 이상 된 일벌들은 학습 비행(Orientation Right)을 통해 꽃의 위치와 벌집의 위치, 비행 공간 등을 기억한다. 좁은 비닐하우스에서 꿀벌이 꽃을 찾고, 꿀과 꽃가루를 모아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이러한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일벌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유충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것으로, 건강한 여왕벌이 온전하게 산란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이를 위해서는 벌통 내부 온도가 30℃ 전후로 유지되고 단백질원인 꽃가루가 꾸준히 공급되어야 한다.
또한 딸기는 연속적인 착과(열매 맺기)로 5개월 이상 벌이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벌들이 비닐하우스에 적응하고 관리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수박은 특정 위치의 꽃만을 착과시키기 때문에 벌이 사용되는 기간은 2주 정도이다. 때문에 주로 밖에서 활동하는 나이든 벌들이 많은 봉군(벌무리)을 사용해야 한다.
. 딸기 경우 꿀벌 생존기간 105일 → 173일로 68일 연장
. 수박 경우 관행 대비 하우스당 186kg 생산량 증가
● 벌 화분 매개 표준화 기술
화분 매개 전용 벌통은 목재 재질로 벌집 4~5매까지만 들어가 기존 스티로폼 벌통보다 부피가 작으며, 겨울철 벌통 내부 환경(온도 28~33℃, 습도 55~60%)을 유지시키기에 적합하다. 벌집 덮개는 먹이 공급기와 일체형으로 먹이 관리에 위험성을 덜어주는 등 관리가 용이하다.
딸기의 경우 660㎡ 기준 벌통에 소비(벌집) 3~4매의 7,500〜10,000마리 내역봉(어린벌) 양성 봉군을 사용한다. 벌통 내부에 먹이용 대용화분과 먹이집(저밀판)을 넣고 온도 유지를 위한 발포 보온재를 1~2장 넣는다.
벌통 위치는 하우스 입구에서 약 20m 안쪽에 찬바람이 들어오는 측창이나 이산화탄소(CO2) 발생기 주변은 피하도록 한다. 먹이 관리는 12월, 2월 중에 1.5kg 대용화분을 공급한다.
당액은 물과 설탕을 1:1로 혼합하여 2월 중순 이후 2~3주 간격으로 1,500㎖씩 공급한다.
1~2월 한파에는 하우스 야간 온도를 10℃까지 유지시키되 봉군을 담요 등으로 덮어 보온한다.
개화기 중 농약을 살포할 때는 전날 저녁 봉군을 수거한 후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창고에 보관하고 1~2일 후에 시설 내 측창을 개방하여 농약 성분을 최대한 희석시킨 후 기존에 설치했던 자리에 그대로 설치한다.
수박은 660㎡ 기준 벌통에 소비(벌집) 2~3매의 5,000~7,500마리 외역봉(성숙 벌) 양성 봉군을 사용한다. 벌통은 하우스 입구에서 약 20m 안쪽에 설치한다.
12월에서 2월에 벌을 사용할 때는 벌통을 두둑 위에 올려 야간에 보온 비닐에 덮여 보온될 수 있도록 설치한다. 하우스 내부 온도는 오전에 17℃ 이상 29℃ 이하로 유지 시키고 시설의 비닐 재질은 높은 UV 투과율을 가진 것으로, UV 보호 코팅 차광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한번 사용한 봉군은 벌의 유실이 많기 때문에 연달아 다른 비닐하우스에 쓰지 말고 반드시 벌의 수를 회복시켜 사용한다.
● 이용 효과 및 보급 계획
이러한 표준화 기술을 통해 딸기의 경우 꿀벌 무리의 생존 기간은 기존 105일에서 173일로 68일 길어지고 상품과율은 4.6% 향상되었다.
수박의 경우 관행 대비 하우스당 186kg 생산량이 증가하였다. 현재 딸기와 수박의 화분 매개 전용 벌통 표준화 기술은 3개 산업체에 기술이전 되었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신기술시범사업을 통하여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차후 스마트벌통과 결합하여 적용 범위를 늘려갈 계획이다.
국립농업과학원양봉생태과 이경용 063-238-28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