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칼럼, 개천절 조국정국, Jamie Kim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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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일보
  • 승인 2019.10.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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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정치, 분열 아닌 민주주의 고국이길

하늘이 열린 날 

미국 국세청 세법변호사 Jamie Kim (김정민)
미국 국세청 세법변호사 Jamie Kim (김정민)

 

한국의 개천절 및 국군의 날을 경축하고 조윤제 현 주미대사님의 퇴임식을 겸한 행사가 주미한국대사관저에서 열렸습니다. 모국에 대한 상념에 젖습니다.

좌파 우파 양 진영의 첨예한 분열과 대립으로 시끌시끌한 고국의 정세가 위태위태한 풍전등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통한 거리정치에 대해 왈가왈부도 한창입니다. 그럼에도 한층 발전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뜨거운 애국심은 양측 모두 그 깊이가 비등비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양측의 대규모 집회를 통해 한국인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만 급급하고 연연하는게 아니라 정치적 이념과 이상과 소신을 아직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어머니와 저는 아마 가방을 둘러매고 각각 다른 집회로 향했겠지요. 하지만 둘은 여전히 사랑하는 한 가족입니다. 무작정 편 가르고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구호만 외치기보다 서로의 주장을 이해하고 부족함은 보완하고 다른 점은 포용하고 시정할 점은 고치면서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올여름 모국여행에서 경험한 넉넉한 인심, IT 강국답게 어디서나 빵빵 터지는 와이파이,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대중교통, 안전한 치안, 깨끗한 거리, 국민의료보험으로 싸고 고급진 의료혜택, 영화 드라마 음악 미술 다양한 문화예술공연, 풍부하고 맛나는 먹거리, 도시마다 넘치는 볼거리, "배달의 민족"답게 신속정확한 배달과 택배써비스 등등 정말 다방면에서 미국과 비교해서도 오히려 더 풍요롭고 더 안락한 한국의 발전한 모습은 그저 입이 딱 벌어지게 놀라웠습니다. 

물론 52시간 근무제 실시와 최저임금 인상이 시기상조는 아니었나, 아직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기도 빠듯하고 한일무역전쟁도 치루게된 이 마당에 복지만 북유럽을 쫓아가다 가랑이나 찢어지는거 아닌가, 내심 우려가 됩디다. 세계최대 경제강국 미국에서도 점심시간 건너뛰고 근무시간 넘겨가며 죽어라 열일들 하는데 한국은 또 다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것은 아닌가. 그럼에도 가는 방향만 맞으면 언젠가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달할 거라는 소망이 있습니다. 인간은 모두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는 믿음도 있습니다.

해외에 나와 살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합니다. 태극기만 봐도 가슴이 뭉클, 코끝은 찡긋합니다. 길에서 우연히 한국어라도 들려오면 귀가 쫑긋해져서는 내달려가서 반가움으로 얼싸 부둥껴 안고 싶은 충동마저 느낍니다. 삼성 엘지 쿠쿠 현대 K-pop 한국 드라마 비디오게임 등등 미국인들의 삶에 속속들이 깊게 파고든 한국의 기술, 제품, 연예, 문화, 이 모든게 불과 몇 십년 만에 이룬 쾌거입니다. 짧은 기간 내에 무시무시 어마어마한 저력을 과시한 한국, 이런 자랑스런 모국을 둔 덕분에 미국사회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 긍지를 느끼며 삽니다.

애국, 별거 있습니까? 개개인이 국가의 대표라 여기고 사는 자부심과 책임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작은 물 한 방울처럼 미약해 보일지라도 결국 모여 모여 바위를 뚫을 수 있을 거라는 신념,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거. 하늘은 여전히 우리 모두를 향해 두 팔 쫙 벌리고 열려 있습니다. 우리도 서로를 향해 두 팔 벌립시다, 껴안읍시다, 얼싸하고~

말이 나왔으니 담번 모국방문 땐 서초동에서 페친대상 프리허그 집회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 본 칼럼은 코리아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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