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달력/고철 시인
커브길 없는 달의 배후에서
아직도 우리가 숨어 살 거라는 추론은 버리십시오
우리는 집시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들의 기억을 다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때나 이때나 문명은 병들고 녹이 낄 테고
다만 우리는 당신들의 항문 속으로 서서히 퇴장하겠지요
다시는
태양을 향해 낙서하지 않겠습니다
그립다 그립다
백번 쯤 그립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태양은 문장 속에서 뜨고 집니다
- 2019 인천작가회의 32인 시선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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